[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4일(현지시각)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현행 금리를 동결하고 추가적인 정책 조치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최근 미 연준의 출구전략 제시로 급등한 미 국채 금리를 따라 유럽 국채 금리 역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포르투갈을 둘러싼 긴축 갈등 역시 심화되는 상황이라 정책 결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5월 초 이후 상승폭이 50bp에 못 미치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같은 기간 각각 75bp, 70bp씩 뛰었다. 국민들의 긴축 반발로 재무 및 외무 장관들이 잇따라 사임한 포르투갈에서도 국채 수익률은 올 들어 처음으로 7% 위로 치솟았다.
3일자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처럼 유럽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세를 연출할 경우 대개는 ECB가 금리인하 카드를 제시하겠지만 최근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경제 지표들 때문에 그 역시 여의치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발표된 지난달 유로존 제조업PMI는 48.8로 16개월래 최고치를 찍으며 경기 회복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그간 출구 시기는 아직 멀었음을 시사해 오긴 했지만, 경기 신호들이 긍정적인 만큼 금리를 지금의 0.5% 아래로 내릴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또 회의 뒤에 이어질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에서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RBC캐피탈마켓츠 이코노미스트 옌스 라슨은 “드라기가 기자회견에서 유로 지역은 미국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통화 확장정책도 한 동안 유지될 것이라 말할 것”이라면서 “문제는 말만큼 행동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점”이라고 지적했다.
당장은 추가 금리 인하가 큰 효과를 낼 수도 없는데다가,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릴 것 같지도 않고 현재로써는 대규모 자산매입 가능성 역시 배제해 둔 것 같다는 것.
일각에서는 연준처럼 ECB가 경제 상황에 따른 긴축 시기를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방법을 채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향후 통화정책을 절대 미리 약속하지 않는 ECB 특성상 해당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