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한화투자증권 차기 사장으로 주진형(사진) 전 우리투자증권 전무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주진형 전 전무는 말을 아끼고 있다. 선임 과정이 진행중이라 의도적인 ‘침묵’을 지키는 것인지, 제3의 후보가 거론돼서인지 등 진의는 안갯속이다.
주진형 전 전무는 지난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화투자증권 사장 내정됐다는 것에) 그 부분에 관련해서는 할 말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내정된 것 맞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만 하자…”며 부정하지는 않았다.
주 전무 처지에서 한화투자증권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데 “그렇다”고 직접 말하는 것은 부담되는 일이다. 내정됐다고 해도 오너 체제가 강한 한화그룹 체제에서 공식 발표 전에 당사자 입으로 '천기누설'하는 것은 금물이다.
업계 한편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차기 사장으로 모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황영기와 깊은 인연, 삼성에서 우리금융까지 함께 일해
그럼에도 주 전 전무가 유력한 배경에는 우리금융과 KB금융지주 수장을 지낸 황영기 전 회장과 인연이 있다. 황 전 회장은 40대에 삼성의 금융계열사인 삼성증권 사장을, 50대에 국내 1, 2위 금융그룹인 우리금융과 KB금융 회장을 지낸, 금융권에서 네트워크나 능력에서 최고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런 황 전 회장과 주 전무는 서울대 상대 선후배로 삼성의 여러 계열사에서 상사와 부하로 함께 일했다.
황 전 회장이 삼성전자 자금팀 팀장과 상무(1994년), 삼성생명 전략기획실 실장과 전무(1997년)로 있을 때 주 전 전무도 삼성전자(1996년), 삼성생명 전략기획실 차장(1997년)으로 함께 일했다. 삼성증권 사장으로 2001년 6월에 임명되자 주 전 전무는 컨설팅회사인 A.T. 커니 이사에서 삼성증권 전략기획실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을 떠나 2004년 3월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하자 주 전 전무도 우리금융 전략기획 상무로 임명됐고, 황 회장이 물러난 2006년부터 우리투자증권 리테일사업본부 전무로 옮겼다. 황 전 회장이 차바이오앤디오스텍 회장을 맡자 주 전 전무는 사외이사로 맡았다가 작년 7월 회장직을 내놓자 석달 뒤 사외이사에서 중도 퇴임했다.
◆ 새 사장 안팎의 난관 헤쳐나가야 할 무거운 짐
한화투자증권 신임 사장은 안으로 부진을 만회하고 밖으로 증권업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뚫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임일수 전 사장은 지난달 26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해 다수의 임직원을 내보낸 데다 실적마저 악화돼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한화증권과 한화투자증권(옛 푸르덴셜투자증권)을 합병한 뒤 지점 수 축소와 더불어 희망퇴직 실시 등 적극적인 인력감축을 추진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지난해 영업수익 1조976억원(이하 연결기준), 영업손실 666억원, 당기순손실 735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