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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두부'가격 미국이 결정? 중국 대두 농업위기

기사등록 : 2013-07-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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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이 전통 대두 수출국 지위에서 밀려나 최근 몇 년사이 유전자 조작 대두를 대거 수입하면서, 국제 시장에서 가격 결정권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대두 농업 및 관련 산업 자체가 큰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중국사료업계정보망(中國飼料行業信息網)은 중국 최대 곡창지대인 헤이룽장(黑龍江)성 대두 경작지가 줄어들고 있고 수입산 대두가 급증함에 따라 중국 내 최대 대두 생산지인 헤이룽장이 가격 결정권을 미국 등 국가에 뺏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실 중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대 대두 생산지이자 수출국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새 유전자 조작 대두를 대거 수입하면서 중국의 천연 대두 생산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4000만명의 대두 소작농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있으며, 대두 가공 업체들도 경영난에 빠지는 등 업계 전문가들은 당국이 조속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몇 년 후 중국에서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대두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중국이 수입한 대두는 2012년 전년보다 11.2%늘어난 5838만t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1~5월에만 대두 수입량은 이미 전년 같은기간보다 27.3%나 증가한 1738만t에 달해 올해 중국 대두 수입량이 6000만t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중국으로 수입되는 대두 대부분은 유전자 조작 대두로 중국 전체 대두 소비의 70%를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 대두 가격 상승은 중국 내 식용유 생산 업체의 원재료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외국산 대두 가격의 지속적인 인상 탓에 중국 식용유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부터 수입산 대두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국내 대두 시장 가격은 물론 중국의 국영 식용유 업체인 주싼유지(九三油脂)를 비롯한 국내 대두 가공 업체들의 식용유 가격도 치솟았다. 이들 업체가 주로 수입산 대두를 원료로 식용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산 대두가 늘어나면서 중국 최대 대두 생산지였던 헤이룽장은 가격 결정권을 상실, 중국 대두 가격은 실질적으로 미국의 시카고 현물거래소가 통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는 수입산 대두 중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기 때문이다. 2012년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대두가 2597만t으로 가장 많았고 브라질(2389만t)과 아르헨티나(590만t)가 그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루과이와 캐나다, 러시아 등 국가가 대두 재매 면적을 확대함에 따라 올해 미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기타 국가에서 들여오는 수입산 대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중국 당국이 2001년 WTO 가입 이후 대두 등 농산품 무역에 저관세를 허용한 후 해외 유전자 조작 대두가 대거 중국으로 유입됐으며, 2004년 세계 4대 곡물상인 ADM, 벙기, 카길, 루이스드레퓌스 등 외자 업체들이 국내 대형유지 기업 지분 참여에 나서며 중국 식용유 시장을 독식하는 것을 저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편 헤이룽장성 대두 협회에 따르면 아시아 최대 식량 가공 업체인 싱가포르의 윌마르 인터내셔널(豐益國際 Wilmar International)이 하얼빈 하핑(哈平)경제구에 공장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윌마르 인터내셔널이 짓고 있는 공장은  건설 규모가 수십억 위안에 달해 현지 로컬 업체인 주싼유지의 생산 능력을 초과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국 대두 관련 업체들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이 오는 9월 1일부터 대두의 품질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수분과 단백질 함량이 각각 20%와 40% 이상에 달해야 한다는 신 규정을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업계에서는 새 규정이 오히려 중국 대두 업체에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수입산 유전자 조작 대두가 일반적으로 국산 비(非) 유전자 조작 대두보다 수분과 단백질 함량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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