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듀크 이사, 출처=FRB> |
11일(현지시각)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엘리자베스 듀크 이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달 31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듀크 이사가 차기 행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지는 듀크 이사가 인터뷰에서 장래에 발생할 수 있는 금융 위기를 막기 위한 조치로 미국의 최대 규모 은행들에게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하게 한 새로운 은행 규제가 완료되어서야 사임한다는 설명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듀크 이사의 임기는 지난 2012년 1월 말에 끝났지만, 이 같은 금융규제라는 정책 사안이 해소될 때까지 머물렀다는 것이다.
듀크 이사는 주로 은행권에 대한 규제 문제에 집중했으며 도드-프랭크 금융 개혁안을 이끌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 5년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번도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는 등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든든한 우군으로 활동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그가 연준 이사들 중에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실은 영향력 높은 목소리를 낸 것이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듀크 이사는 지난해 9월 제3차 양적완화 정책의 도입 시점에 연준 내의 분열된 의견을 모으는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9월에 먼저400억 달러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매입하는 1단계 조치를 실시한 뒤 그 효과를 보고 나서 연말에 다시 450억 달러의 재무증권을 매입하는 2단계로 넘어가자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이다.
그의 사임과 관련해 버냉키 의장은 "그녀의 은행업에 대한 통찰력 있는 지식은 조직에 상당히 신선한 아이디어를 불어넣었다"면서 "지난 5년간 연준과 이사회에 매우 귀중한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듀크 이사가 사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7명의 연준 이사진 중 한 명을 다시 자신의 사람으로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