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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속내는 ①] 2014년초 증권매각, 2015년 금리인상 개시

기사등록 : 2013-06-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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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 기관채 매각은 정책 정상화 이후"

2013년 6월 19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공개시장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방준비제도 동영상]

[뉴스핌=김사헌 기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통화정책 정상화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투자자들은 "올해 안에 출구전략을 개시할 수도 있다"는 표현에 놀랐다. 하지만 정작 놀라야 할 것은 버냉키 의장이 보여준 '경제 낙관론'이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9일 통화정책 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양적완화 정책의 축소를 올해 안으로 시작해서 내년 중반까지 종료할 수도 있는데, 이건 기본적으로 우리가 상대적으로 매우 양호한 경제 성장을 지속할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게다가 그는 "출구전략은 연준 정책결정자 전원의 '컨센서스'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언급, 내년 초 자신이 사임한 이후에도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분명히 버냉키 의장의 의도는 경제가 이 정도로 좋아지고 있으니, 이젠 큰 효과도 없는 자산매입 정책은 정리해도 좋다는 의미일테지만, 금융시장은 통화정책의 큰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만 주목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버냉키 의장은 분명히 "매입한 증권을 매각한 이후에 최초 금리인상까지는 상당히 먼 미래의 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심지어 금리인상을 개시하는 출구가 실업률 6.5%가 아닌 그 이하일 수도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게다가 버냉키 의장은 금리인상이 개시된 이후에도 모기지담보부증권(MBS)와 같은 기관채는 계속 보유함으로써 국채 수익률 상승이 주택대출 금리 등 금리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억제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금융시장이 "연내에 출구전략을 개시할 수도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기자회견에서 발언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것은 연준 커뮤니케이션 정책수단의 태생적 한계다. 출입 기자들이 언로를 잘 파주지 않은 것이다.


◆ 경기 낙관 시:  2014년 초까지 출구전략 개시, 2015년 금리인상 시작

연준의 출구전략은 2013년 들어 다시 구체화된다.

올해 첫 회의에서 FOMC는 양적완화 정책의 비용과 이익을 비교하면서, 필요에 따라 출구전략을 개시해야 한다는 점을 논의했고, 2월에 공개된 의사록에서 이것이 확인됐다.

2월에도 금융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던 양적완화 정책이 언젠가는 종료된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에반스 룰'과 '테일러 준칙'의 결합을 통해 이해시키려고 했다. 전자는 물가압력이 2.5%를 넘지 않는 조건에서 실업률 6.5%를 긴축의 개시 시점으로 본다는 커뮤니케이션 정책이었으며, 후자는 적정 물가 압력과 잠재 GDP 성장률에 기초한 균형금리 수준 도출 기준이다.

2월 강연에서 세인트루이스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당시 연준의 정책 기조가 '테일러준칙'으로 보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완화(수용적)정책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일러준칙으로 보면 마이너스 2% 정도여야 하는 실질 정책금리가 마이너스 5%나 된다면서 "너무 깊이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금리결정 준칙을 적용한다고 해도 2014년은 되어야 '문턱'으로 제시한 목표 실업률인 6.5%에 도달한다면서, 자연실업률에 이르는 '메이크업 기간'을 감안해 이 시점 부근에서 금리인상에 나서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의 주장은 연준 내 컨센서스나 통화정책 성명서의 약속과는 달라진 부분이 있다. 2015년까지 금리인상은 없다는 것이 현재 컨센서스이기 때문이다.

불라드 총재는 이를 의식한 듯 "연준의 장기 물가 안정 목표 2%와 자연실업률 5.25~6%가 바뀐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책 운용 방식이 '상황에 따른 균형 접근법'일 뿐 원칙이 바뀌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실은 버냉키 의장도 연준의 장기 물가와 고용 목표가 변경된 사실이 없다는 점은 몇 차례 재확인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연준 내 역학관계와 입장 조율 면에 대해서 새삼 부각시킨 면이 있다.

버냉키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2011년 세운 출구전략의 원칙을 재검토했다면서,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절대다수가 통화정책의 정상화 동안 MBS를 매각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 6.5% 실업률이 곧 긴축의 개시를 의미하는 '문턱' 혹은 '방아쇠(트리거)'도 아니란 점을 언급해 에반스 룰의 수정을 시사했다. 이 6.5% 실업률은 위원회가 다음 정책 변화를 논의할 적절한 시점이란 것을 시사하는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생각보다 낮으면 위원회는 좀 더 인내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버냉키 낙관적 "금리 오르는게 왜 나쁜 신호냐"

기자들은 물었다. 왜 그렇게 경제에 대해 낙관적이냐고. 버냉키는 "주택 경기와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되어 역풍이 방향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이제 주된 역풍은 '재정긴축' 쪽에 국한된다고 했다.

다만 그는 "당장 결정된, 굳은 계획 같은 것은 없고,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내년 중반까지 연준의 자산매입 정책이 종료된다고 가정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정책은 얼마든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금리가 상승한 것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는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좋은 신호가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경제 여건이 나아지면 금리가 올라야 정상이란 얘기다.

실업률 목표가 6.5%가 아니라 7%가 된 이유에 대해 묻자 "그건 목표가 아니라 중간 경로를 지시하는 가이드일 뿐"이라고 의미를 낮게 뒀다.

<2013년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전망>

※출처: Federal Reserve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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