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헤지펀드들이 연준 출구계획을 제시한 벤 버냉키 발언에 2주째 금 선물 가격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발표 자료에 의하면 지난주 9일까지 한 주 동안 머니매니저와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기세력들은 금 선물옵션 시장에서 순매수 포지션을 3만 5691계약으로 4.1%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금 선물 순매수 포지션 확대는 투기세력들이 전반적인 상품 매도 베팅을 사상 최대 수준인 8만 147계약으로 확대한 데서 벌어진 상황으로, 미국서 거래되는 18개 상품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3.4%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상품으로는 옥수수에 대한 순매도 포지션이 가장 크게 확대됐고, 은과 팔라듐에 대해서는 순매수 포지션이 늘었다.
USA프레셔스메탈스앤미네랄즈 펀드매니저 댄 덴보우는 “버냉키 발언이 금과 전반적 상품 시장에 긍정적 기운을 불어 넣었다”면서 “연준은 국채매입 축소가 양적완화 정책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고, 버냉키 역시 이에 대해 확고한 입장이다. 약간의 분위기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8월물은 지난주 5.4% 오르며 2011년 10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금 가격은 지난 6월 18일 버냉키 의장이 올해 국채매입 속도를 늦추기 시작할 수 있다며 출구계획을 시사했을 당시 기록한 하락폭을 모두 만회한 상태다. 다만 금 가격은 올 들어 현재까지는 여전히 24% 하락한 수준이다.
24개 상품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 인덱스는 지난 한 주 1.7% 올랐고, 지난 11일에는 3개월래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 영향에 금 가격 랠리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몬트루스코 볼튼 인베스트먼트의 존 골드스미스는 “금이 그간 과매도로 반등세를 연출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강세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금리와 달러가 모두 상방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