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영란은행(BOE) 지휘봉을 잡은 마크 카니 총재가 첫 회의에서 금리와 자산매입규모 동결 결정을 만장일치로 이끌어내 기대 이상의 순조로운 첫 출발을 알렸다.
17일(현지시각) BOE가 공개한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카니가 주재한 첫 회의에서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금리를 0.5%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를 3750만 파운드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머빈 킹 전 총재가 주재한 몇 번의 회의에서 정책 결정이 6:3 등으로 항상 갈렸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그간 추가 자산매입을 주장해왔던 폴 피셔 위원과 데이빗 마일스 위원까지도 추가 자산매입 중단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놀랍다는 평가다.
물론 만장일치 결정을 이끌어 낸 데는 카니 총재의 중재 능력이 큰 역할을 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을 보여주는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 역시 만장일치 도출을 수월하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IHS글로벌인사이트 영국 이코노미스트 호워드 아처는 “카니가 만장일치 결정을 이끌어내기가 쉬웠을 것”이라면서 관건은 그가 앞으로 그 같은 의견 일치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여부이고, 8월에 예정된 정책회의가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내 총재가 첫 데뷔무대였던 이번 정책회의에서 ‘성명서 발표’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들면서 주목 받고, 만장일치 결정까지 끌어낸 가운데 이제 관심은 오는 8월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포워드 가이던스’ (forward guidance; 선제적 안내, 미래 지침)’ 정책을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맞춰지는 모습이다.
첫 회의 성명서에서 카니는 BOE의 금리 인상은 현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고, BOE는 그에 필요한 조건(intermediate threshold)을 담은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서 8월 정책회의 때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두고 영국 내에서 반대 목소리도 없지 않아 8월 회의 결과가 더욱 주목되는 상황이다.
BOE 정책위원 출신 앤드류 센턴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포워드 가이던스의 메리트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경제상황이 변하면 종전에 시사했던 내용들을 뒤집거나 철회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