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통상 주가와 채권은 가격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주식이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데 반해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만큼 어느 한 쪽의 호재가 다른 한 쪽의 악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십년간 불문율로 여겨졌던 투자 상식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 축소 의사를 밝힌 후 최근 2개월 사이 미국 주식과 채권 시장은 강한 동조화 현상을 보인 후 상관관계가 제로(0)에 수렴하는 움직임이다.
이 같은 흐름은 경제학 측면에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또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운용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미국 S&P500 지수와 10년물 국채는 연초 한결같이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지속했다. 심지어 상관관계가 80%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상관관계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제로 수준에 근접할 뿐 음의 상관관계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투자가들은 시장 금리의 절대적인 수준과 헤지 수요에서 답을 찾았다.
바클레이스의 로히트 바샤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수익률과 주가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극심한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채권의 리스크 헤지 매력이 크게 부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보다 더욱 설득력 있는 답은 금리 수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가 전례 없이 낮을 때 주가와 채권 수익률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반면 시장금리가 높은 경우 주가는 채권 수익률과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밖에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주식과 채권의 동조화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의 행보가 시장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강하게 매파 또는 비둘기파로 기울 때 두 자산이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연준의 정책 방향보다 시장이 예상 범위인지 아니면 ‘서프라이즈’인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는 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두 자산의 상관관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