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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에 임하는 지주회장의 엇갈린 행보

기사등록 : 2013-07-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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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충전으로 효율향상"vs"발등의 불 끄자"

[뉴스핌=김연순 기자] 여름철 휴가시즌이 본격화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9일부터 취임 5개월 만에 4박 5일간 여름휴가에 들어가 하반기 정국구상에 나선 가운데 정부부처 수장들도 박 대통령 휴가에 맞춰 잇따라 휴식에 돌입했다. 

경제부처에선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여름휴가를 떠날 예정이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다음달 14~16일까지 여름휴가 계획이 잡혀 있다. 금융권 현안이 아직 산적해 있지만 일단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금융비전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실적쇼크로 금융지주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지주회장들의 여름나기는 어떨까. 일단 6대금융지주를 봤을 때 재충전 기회를 통해 회사 전체의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충전형'과 발등에 불은 불부터 끄고 보자는 '진압형' 두 가지 양상으로 나뉘는 상황이다.

<사진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임영록 KB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 농협금융지주 임종룡 회장, 산은금융지주 홍기택 회장은 여름휴가를 재충전의 기회를 삼아 새로운 돌파구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한동우 회장이 실적발표 시즌을 피해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한 회장은 지난 25일 최수현 금감원장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가 있어 휴가 도중에 출근하기도 했지만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상에 시간을 할애했다.

임종룡 회장도 지난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나흘간 여름 휴가를 갖고 있다. 중간에 외부 업무 등으로 회사에 나오기도 했지만 가족들과 함께 재충전의 기회를 갖기로 했다.

임 회장은 "본인이 휴가를 가야 직원들도 휴가 다녀오지 않겠느냐"며 직원들도 재충전을 통해 업무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은 애초 휴가계획이 없었지만 다른 직원들도 편하게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며칠 쉬기로 했다"면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면서 경영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도 다음달 5일부터 일주일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홍 회장은 재충전 기간 동안 8월에 발표 예정인 정책금융체계 개편 등에 대해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KB금융지주 임영록 회장, 우리금융지주 이순우 회장,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여름휴가를 잡지 못하거나 휴가 계획을 취소한 상황이다.

임 회장은 취임한 지 2주 정도 밖에 안된 상황에서 상반기 순이익이 반토막나면서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노조의 출근저지로 행장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임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이순우 회장도 현재까지 휴가 계획이 없다. 행장까지 겸임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없을 뿐더러 무기한 미뤄지고 있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정태 회장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휴가를 취소한 상태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4% 가까이 급감하는 등 어닝쇼크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최악으로 치닫은 경영위기 상황에서 재충전보단 급한 불은 먼저 끄고 가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각기 다른 선택을 한 금융지주 회장들의 엇갈린 행보가 그룹 하반기 경영과 내부 분위기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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