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차기 연준 후보로 떠오른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에 대한 월가 및 민주당의 비판이 거세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 감싸기에 나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 민주당 의원들과의 회동 자리에서 벤 버냉키 의장의 후임 인선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히면서도 최근 비판을 받고 있는 서머스 전 장관을 옹호하는데 시간을 할해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참석한 의원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서 다른 유력 후보인 자넷 옐런 연준 부의장과 더불어 도날드 콘 전 연준 부의장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서는 서머스에 비해 깊은 얘기를 내놓진 않았다.
사실상 유력 후보로 언급되지 않던 콘 전 부의장을 굳이 등장시킨 것은 옐런과 서머스의 양대 구도가 과열되지 않게 하면서, 시장이 선호하는 옐런 부의장에 대한 물타기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브래드 셔먼 의원(캘리포니아)은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머스에 대한 실망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게리 코널리 의원(버지니아)도 오바마 대통령이 언론매체의 서머스 비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상원 의원들과의 만남에서도 서머스쪽으로 기운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민주당 해리 레이드 상원대표는 "대통령이 차기 의장 후보로 많은 사람들을 고려하고 있으며 민주당 의원들의 서머스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서머스에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차기 연준 의장이 대통령 지명 후 상원의 승인을 거쳐 임명되는 점을 들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오바마의 서머스 변호가 상원의원들을 설득하긴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민주당 릭 놀런 하원의원(미네소타)는 "대통령은 서머스나 월가보다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라며 서머스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대통령이 콘 전 부의장의 이름을 새롭게 언급하면서 서머스와 옐런의 2강 체제에서 새롭게 한 명이 추가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연준 부의장을 지냈던 콘은 영란은행 재정정책위원회에서 임시 재직한 후 현재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