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체 시장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시장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해 스마트폰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달 3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2분기 전 세계에 출시된 스마트폰 중 거의 절반 가량이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이라고 보도했다.
삼성과 애플은 이 기간 스마트폰 등 핸드셋 분야에서 각각 52억달러와 46억달러의 이익을 올렸으며, 이는 전체 시장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한 삼성(시장 점유율 30%)이 가장 많은 이익을 올렸으며, 이어 애플(13%)이 2위를 차지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5.3%까지 늘리며 3위를 자리를 차지한 LG전자가 고작 5400만달러의 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WSJ은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내 독주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과거 휴대전화 시장에서 전통적인 강자였던 일본 업체들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 내 강자인 레노버와 ZTE, 화웨이 등도 삼성과 애플의 적수는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글로벌 강자였던 노키아와 림(RIM)의 몰락 역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독주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애플의 뒤를 추격하던 대만의 HTC가 2002년 상장 이후 스마트폰 부문에서 처음으로 분기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일본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 역시 소니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일본의 니혼전기(NEC)는 지난 2분기 휴대폰 부문에서 90억엔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스마트폰 사업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10년전만 해도 일본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23%를 기록하며 일본 최대 규모의 휴대폰 제조업체였던 NEC는 지난 2010년 카시오와 히타치의 휴대폰 부문을 모바일 부문으로 통합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NEC의 가와시마 이사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자회견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 너무 늦게 진출해 (삼성, 애플과 경쟁할 만한)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NEC 이 외에도 파나소닉이 모바일 부문 적자 소식을 전했으며, 후지쓰 역시 스마트폰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과거 피처폰 시대에는 일본의 휴대폰 업체들이 TV 시청이나 전자결제 기능 등 혁신적인 기능을 갖춘 제품들을 내놨지만, 이는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닌 일본 내수시장을 타겟으로 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시장에만 안주한 일본 업체들은 결국 스마트폰 진출 시기를 놓치고, 삼성과 애플에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내줬다는 분석이다.
한편,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 결과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는지에 대한 최종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앞서 6월 ITC는 삼성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ITC는 애플이 제기한 특허 침해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삼성이 주장한 3G UMTS 통신 관련 기술 표준(348특허)은 침해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ITC는 지난해 8월 애플이 삼성전자의 표준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바 있어 이번에도 ITC의 결정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이번엔 특히 헤드셋 인식 관련 특허와 휴리스틱스 이용 그래픽 사용자 환경, 화면 이미지 제공 방식, 아이폰의 전면 디자인 특허 등에 대한 판단이 주목된다.
다만 이와 별개로 삼성과 애플은 다수의 특허 분쟁에 관한 합의를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WSJ 등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중순 서울에서 직접 만나 특허분쟁과 관련해 협상을 가졌으며, 2월에는 거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삼성과 애플이 최종 합의를 위해 계속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