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이집트 정국 불안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방과 아랍권이 이집트 군부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세력 간의 중재에 나섰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이집트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외부의 중재가 실패로 돌아가며 이집트의 정국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여기에 하젬 엘베블라위 이집트 총리가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며 사태는 파국을 맞을 가능성 마저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각) 이집트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과도정부와 무슬림 형제단의 교착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서방과 아랍권 외교관들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발표했다.
엘베블라위 총리는 이 같은 성명 이후 곧바로 국영TV를 통해 "카이로 이슬람주의자들의 시위대는 해산될 것"이라고 밝히며 무르시 지지 시위대의 자진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이집트 과도정부의 발표는 군부가 곧 무르시 지지 세력을 상대로 무력 진압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군부가 카이로 곳곳에 모인 무르시 지지 세력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비상 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엘베블라위 총리는 "지금까지는 라마단 기간으로 인해 시위대를 해산하지 않았다"며 "라마단 금식은 오늘 밤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집트 과도정부 측은 향후 9개월 안에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정국 안정 계획을 진행할 전망이다.
한편, 전날 밤 카이로와 이집트 제2의 도시인 알렉산드리아 등지에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찬반 세력이 격돌해 1명이 숨지고 최소 6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관영 메나(MENA)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이집트 군부는 치안이 악화한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최근 한달간 "테러리스트 6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이집트 사태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며 이집트 군부에 조속한 민정 이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