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새 지도부가 부정부패 척결차원에서 공무집행비인 삼공경비(三公經費)를 대폭 축소하는 등 근점절약을 강조하면서 고량주, 고급요식업체 및 관광·호텔 업계의 올해 상반기 영업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신경보(新京報)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최근 발표된 상장사들의 2013년 상반기 영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공경비와 관련이 있는 고량주(바이주)와 식음료, 관광·호텔 업체의 영업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고량주 상장사 중 황타이주예(黃台酒業)가 5일 공개한 상반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 업체의 영업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27.44% 감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687만6700위안의 순이익을 냈으나 올 상반기에는 58만7500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호텔 관광업, 화훼업종도 삼공경비 축소 영향으로 불황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후이성의 유명관광지이자 성내 대표적 상장 기업인 황산(黃山)은 올해 2분기들어 관광객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으며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쓰촨성 관광업종인 어메이산(峨眉山A)의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43%가까이 급감했으며, 신두호텔(新都酒店)의 순이익은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57%나 줄어든 292만4400위안(약 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유명 관광지인 장자제(張家界 장가계)의 상반기 순이익도 작년 같은기간보다 53~69% 감소, 온라인여행사인 시안관광(西安旅遊)의 상반기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대비 최대 120%가까이 축소돼 700만 위안(약 13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고급 식당 가운데서는 베이징 오리구이 전문점인 취안쥐더(全聚德)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0% 넘게 감소한 6144만4200위안에 그쳤다. 특히 고급음식점 체인인 샹어칭(湘鄂情)의 올 상반기 적자가 최대 2억4000만 위안(약 4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중국 중신(中信)증권 자오쉐친(趙雪芹) 연구원은 "삼공경비 관련 소비 축소 기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고급 소비 분야의 상장사 실적 전망이 계속 부진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위안런궈(袁仁國) 마오타이 그룹 회장도 당국의 삼공경비 축소가 회사 영업에 타격을 미쳤다고 말한 바 있으며, 고급요식업 상장사들도 호화접대 매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영업 실적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중국요리협회가 발표한 '2013년 상반기 요식업 시장 분석 및 하반기 전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요식업계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4.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고급요식업계의 1인당 평균 소비가 15~30% 줄었으며, 영업 수입도 전년 상반기보다 23%가까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공경비 축소로 관련 기업들이 영업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낭비와 사치 풍조를 근절하면서 관련 업계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