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 등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큰 아시아 이머징마켓이 금융위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들의 하강이 미국과 유럽 경제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 미국 증시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머징마켓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선다 하더라도 실물경기 회복이 이어질 경우 뉴욕증시가 패닉을 맞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지만 실상 이머징마켓의 하강 기류에 따른 역풍을 피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미국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에서 후퇴한 데 따른 이머징마켓 금융시장 충격이 결국 미국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얘기다.
III 어소시어츠의 카림 바스타 리서치 헤드는 “미국의 테이퍼링 움직임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린 한편 이머징마켓의 투자 매력을 크게 떨어뜨렸다”며 “투자자들은 통화 가치가 안정적이면서 잠재적인 수익률 기회가 높은 투자 지역과 자산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머징마켓의 하강 기류와 무관하게 미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TIAA-CREF의 톰 프랭크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헤드는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주요 이머징마켓의 주가가 가파른 하락을 지속할 경우 뉴욕 증시 역시 이에 따른 파장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금융시장과 함께 이머징마켓의 실물경기가 가파르게 하강하거나 침체에 빠질 때 미국 경제 회복 역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 실물경기의 점진적인 성장과 최근 유로존의 침체 탈출이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이머징마켓의 버팀목 없이는 영속적일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애플과 코카콜라, 캐터필러, 프록터 앤 갬블(P&G) 등 미국 공룡 기업들은 성장과 수익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이머징마켓을 적극 공략하는 상황이다.
주요 수출 시장이 불황을 맞을 경우 미국 기업의 매출액과 이익 역시 뒷걸음질 칠 수 있다.
바스타 헤드는 “이머징마켓의 경기 후퇴가 결코 미국에 호재가 아니다”라며 “특히 중국이 가장 핵심적인 변수”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