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중국 위안화는 정반대로 강세다. 최근 20년새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도 지난 5월 이후 위안화 강세에 초점을 맞춘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미국 달러화 대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위안화 투자 상품은 지난 3월부터 DLS(파생결합증권)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거의 1년여 만에 모습을 다시 드러낸 것.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월부터 8월 20일까지 '위안화 강세 배팅 DLS'를 1577억원이나 팔아치웠다.
위안화가 상승 분위기를 타던 2월과 3월에 각각 500억원어치나 팔다가 5, 6월에 매달 20억원 미만으로 뚝 떨어졌으나 7월부터 판매를 크게 늘렸다.
7월에 100억원대로 확대하더니 8월 들어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이미 150억원어치를 팔아, 이 기세라면 200억원대를 넘길 것이 유력하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판매 규모는 그때그때 청약 규모에 따라 조정하는데 최근에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인기가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한달에 한번꼴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첫 판매에 100억원 모집에 132억원이 청약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매달 위안화 상승 비율 추정치에 따라 수익률을 적게는 4.75%에서 많게는 8.0%를 주며 8월까지 23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처럼 인기를 끌자 5월부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이 같은 상품을 내놨다.
위안화 강세 배팅 DLS의 특징은 1년 만기에 달러 대비 역외 위안화 환율이 최초 기준환율에 비해 같거나 낮으면(가치상승) 보장된 수익을 지급한다. 반대로 환율이 상승(가치하락)하더라도 원금과 함께 1.0%의 수익을 준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지금은 신흥국간 통화가치가 차별화되는 시기로 중국은 무역수지가 흑자고 외환보유고가 많아 상대적으로 달러 대비 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통화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고 위안화 강세 베팅에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게 아니다. 정부가 통제하는 위안화가 제값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미 고점에 달했다는 지적도 있다. 약세를 전망하고 위안화를 내다파는 헤지펀드들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관계자는 “위안화 투자 상품이 늘고 있다는 것은 헤지펀드 등이 반대매매를 많이 한다는 것이고 절대적인 저점(위안화 강세)이 어디인지도 불확실해 가치가 더 오른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화폐가치는 지난 한 달간 각각 7.17%와 5.45% 하락했다. 달러 캐리(Dollar Carry)의 환류가 가장 큰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시장으로 흘러 들었던 값싼(저금리) 달러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가시화가 계기가 됐다.
반면 중국 위안화는 지난 16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환율이 오전 한때 6.1090위안까지 하락, 관리변동환율제도가 도입된 1994년 이후 최저치(위안화 강세)를 경신했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는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의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돈을 빌린 곳이 일본이면 엔 캐리, 미국이면 달러 캐리로 부른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