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세계 최대 통신사 블룸버그통신이 내부 저널리즘 규정 및 법규를 전면 쇄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룸버그 기자들의 고객정보 무단 행위를 회사 차원에서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더 이상의 파장을 막기 위한 행보로 추측된다.
21일 블룸버그가 발표한 2건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블룸버그 기자들이 고객 몰래 개인정보에 접근했으며 몇몇 기자들은 익명의 채팅방을 통해 상품 트레이더들과 접촉해 관련 정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골드만삭스 등 금융기관은 블룸버그 기자들이 은행직원들의 블룸버그 터미널 사용시기 및 주문내역을 열람해왔다고 주장했다.
조사는 이런 문제에 대해 회사가 2011년 최초로 감지하고 최고경영진이 이런 행위를 하지 않도록 결정했지만 책임소재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명확한 방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잘못된 이해와 관련해 더 자세한 기술은 하지 않았으며 매튜 윙클러 편집국장의 역할 및 방기여부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로펌 호건 로벨스와 컨설팅기업 프로먼토리 파이낸셜 그룹이 공동으로 내놓은 보고서는 블룸버그가 사태가 불거진 지난 4월 이후 문제 해결에 착수해왔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도 새 고객데이터관리책임자를 임명해 회사 기자들의 업무를 추적 및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닥터로프 블룸버그통신 CEO. |
다니엘 닥터로프 CEO도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며 회사 저널리즘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닥터로프 CEO는 고객들에게 보내는 공식성명을 통해 "제한된 고객정보에 기자들의 접근이 얼마나 민감한 일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잘못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변화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는 "회사는 추천받은 다양한 방안을 이미 시행 중이다"라고 전해 쇄신이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이번 블룸버그의 발표에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는 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빗 웰스 대변인은 "블룸버그의 고객 보호를 위한 노력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으며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블룸버그가) 검토된 모든 측면에 대해 만족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가 고객정보를 무단으로 확인했다는 의혹은 지난 4월 골드만삭스의 제소로 제기됐다. 이후 주요 외신들이 블룸버그의 불법 정보 취득행위를 연달아 보도하면서 파장은 커졌다.
뉴욕포스트는 블룸버그 기자들이 단말기를 통해 골드만삭스의 거래 정보를 파악해 왔다고 전했으며 CNBC방송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티모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의 터미널 사용내역도 이들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도 블룸버그가 편집국 차원에서 고객정보에 접근해왔으며 트레이더와 고갠 간의 거래 세부사항이 포함된 메시지까지 유출됐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