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자금대순환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유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월가 투자가들 사이에 꼬리를 물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에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힘든 미국과 글로벌 유동성이 본격적인 썰물을 이루는 이머징마켓의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는 데 반해 유럽 증시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및 밸류에이션 매력을 앞세워 투자 자금을 흡수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소시에떼 제네랄은 유럽 증시로 조만간 1000억달러에 이르는 투자 자금이 순유입될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전망했다.
2분기 유로존 경제가 침체를 벗어난 한편 제조업을 포함한 주요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를 둘러싼 우려가 없지 않지만 기관 투자자의 자산 배분 측면에서 유럽으로 자금이 이동할 여지가 상당히 높다고 소시에떼 제네랄은 강조했다.
또 연준의 테이퍼링이 오히려 유럽 증시에는 독이 아닌 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 주식에 비해 유럽의 상대적인 매력을 높여줄 것이라는 얘기다.
연초 이후 유럽 주식시장의 글로벌 자금 유입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시장 지표에서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고 소시에떼 제네랄은 주장했다.
율리우스 바르의 크리스틴 가티커 리서치 헤드 역시 유럽 주식 투자를 적극 권고했다. 미국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유럽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무엇보다 부채위기의 전염 리스크가 상당폭 낮아졌고, 위기 대응이 개선된 데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2분기 성장률이 저조했지만 침체 탈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삭소뱅크의 스틴 제이콥슨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DAX 지수가 앞으로 3개월 사이 10% 급등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제이콥슨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건강보험 개혁 등이 내년 미국 증시에 커다란 난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금리가 정상화 과정을 거치는 사이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는 유럽 증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