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동결했다.
다음 주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앞두고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지고 있지만, 우리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제한적인 탓에 기준금리 변경이란 큰 칼을 아껴둔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한은 금통위는 9월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인하 이후 4개월 연속 동결이다.
9월 FOMC에서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가 예상되고 미국을 위시해 유럽과 중국의 경기회복 징후가 관측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금리 변경의 유인은 크지 않다고 한은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고 출구 전략이 가시화되면서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 금융 시장에서는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자국 통화가치 방어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테이퍼링 여파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도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여타 신흥국의 자국통화 가치가 하락할 때 원화 가치는 나홀로 상승을 나타냈다. 지난 6월 '버냉키 쇼크' 이후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3개월 동안 2.45% 상승했다.
8월 기준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 규모는 100조원을 넘었고, 코스피 시장도 강력한 외인 순매수에 힘입어 지난 11일 3개월 만에 2000선을 탈환했다.
한편, 선진국 경기 회복과 원화 자산의 가치 상승 등 대외적인 환경은 나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뚜렷한 경기 개선을 체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성장률이 전기대비 1.1%을 기록하며 2년 3개월만에 0%대 성장을 벗어났지만 아직까지 경기회복 속도는 미약한 수준이다.
게다가 2분기 성장의 대부분이 대기업 위주의 수출에서 기여한 부분이 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아직도 냉랭하다.
소비자 물가도 한은의 목표치에 못미치는 10개월째 1%대 수준으로 지속되면서,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잠시 후 있을 기자설명회에서 김중수 총재는 이런 대내외 경제의 완만한 개선세를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부터 금통위의 동결은 모두 만장일치였다. 이번 금통위에도 이견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