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헨리 폴슨.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티모시 가이트너 당시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함께 당시 재무장관으로서 금융위기의 한 가운데에서 진화에 나섰던 인물이다.
2008년 3월 연준의 지원에 기반해 파산 직전의 베어스턴스를 JP모간체이스가 인수했지만 2008년 9월15일, 또다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져버렸다. 미국 4위의 투자은행 리먼의 파산은 전 세계를 휘감은 금융위기의 시작이었다.
지난 2008년 9월15일 미국 4위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이후 전 세계로 금융위기가 번졌다.(출처=BBC) |
당시 리먼을 구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그래서 파산하게 두었던 결정권자 중 하나인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은 5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을 후회하지 않으며 그렇게 했어야 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입장이다.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과의 심층 인터뷰와 기사, 기고문 등을 담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최신호 표지(출처=블룸버그) |
비즈니스위크로서도 각별한 뉴미디어적 시도라 주목되지만 폴슨 전 장관이 솔직하고 자세하게 당시에 대한 입장과 생각, 판단과 성찰 등을 얘기한다는 측면에서도 관심을 끈다.
리먼을 파산하게 둔 이유로 당시에 폴슨 전 장관은 "납세자들(국민들)의 돈으로 개별 업체의 경영 부실에 따른 손실을 막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 신념은 여전했다.
폴슨 전 장관은 금융위기 이후 온 나라가 그 원인과 진화 노력에 대한 효과 등의 논란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많은 자기성찰을 했다면서 "나는 여전히 모든 상황을 감안할 때 내가 적절한 조치를 취했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은 또다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매 8년마다 위기가 찾아왔다는 것.
그는 "모든 위기는 버블을 만들어낸 정부의 정책적 과오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했다. 만약 또다시 위기가 온다면 그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모기지 회사들에 대한 개혁이 진행되지 했고 머니마켓 뮤추얼펀드나 또다른 새도우뱅킹(그림자금융)이 여전히 활개를 쳤기 때문이라며 규제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특히 목소리를 높였는데, 금융위기 전에도 주요 규제기관은 5개였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그러면서 상호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걸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모기지 규모를 제한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변호했고, SEC는 모든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출처=블룸버그) |
더 구체적으로도 얘기했다. "만약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리먼을 샀다면 상황은 더 악화됐을 것이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메릴린치에게 공이 넘어갔을텐데 그랬을 경우 메릴린치가 내파돼 리먼 파산으로 야기된 전쟁같은 상황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 연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재닛 옐런 부의장과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가운데 누구를 선호하느냔 질문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준 의장은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이여야 한다는 점, 그리고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정치적 용기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라고만 답했다.
이번 다큐에 대해 금융 저널리스트인 펠릭스 셀먼은 로이터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폴슨 전 장관이 위기에 잘 대처했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인터뷰는 그를 영웅화한 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큐는 거의 폴슨 한 사람을 인터뷰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날카로운 질문들은 거의 빠져 있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