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세계 신용 수준이 5년 전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전 수준을 초과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15일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이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국채매입축소를 결행 시 달러 유동성 축소에 따른 신용 회수가 위험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B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발행된 후순위채 규모는 유럽의 경우 작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520억 달러, 미국은 10배나 급증한 220억 달러로 집계됐다.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 시장의 레버리지 대출 비율도 금융위기 전인 2007~2008년보다 10%포인트 높은 45%로 뛰어 올랐다.
후순위채는 발행 기관이 파산시 다른 부채가 모든 청산된 후 원리금을 상환 받을 수 있는 채권으로 고금리로 수익성이 높지만 그만큼 원금 손실에 대한 부담도 크다.
고금리 위험 대출 증가 추이. ※출처 :BIS 보고서, Telegraph에서 재인용 |
BIS는 이번 보고서에서 "최근 채권시장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증권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는데, 이는 미국 등과 같은 중심국의 채권 수익률이 상승했어도 역사적 기준에서는 여전히 낮다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BIS는 "이 외에도 통화정책 경로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 금리위험을 측정하기 힘들자 이러한 위험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증권 쪽으로 수요가 이동했고, 또 경게가 충분한 회복 모멘텀을 얻기 전에는 통화 여건이 긴축으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 분명하다는 것이 금리와 신용 위험을 동시에 가진 증권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보다 위험한 증권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신용스프레드는 위기 전 수준까지 계속 압축이 되었고, 고수익채권 발행 붐이 이어졌다는 것.
※출처: BIS 보고서 |
전 BIS 수석연구원 출신인 윌리엄 화이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경제개발검토위원회 위원장은 "2007년도 상황이 재현된 듯 보이지만 그때보다 더 심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그는 "선진국 내 공공 및 민간 대출수준은 GDP의 30%까지 나타내고 있으며 신흥국 시장의 현 거품이 붕괴될 경우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신흥시장에 대한 대출도 사상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1분기 신흥시장으로 향한 대출은 267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은행 간 대출은 2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대출 증가분 중 85%는 중국, 브라질, 러시아로 유입된 자금이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고수익을 원하는 은행 및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으로 몰린 까닭이다. 하지만 BIS의 클라우디오 보리오 수석연구원은 "5월 이후 연준이 국채매입 축소를 시사한 후 신흥시장에서 일어난 불안감은 투자자들에게 경고가 되고 있다"며 대출이 축소되면 다시금 혼란이 나타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