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특히 국정원 개혁·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등으로 정기국회 정상화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여야는 27일에도 기초연금 차등 지급 등 '복지축소' 논란을 둘러싸고 대치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양측이 합의했던 정기국회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는 데다 좁혀질 것 같았던 합의점도 멀어지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7시30분 인천 남구 한 식당에서 가진 송영길 인천시장과 인천지역 시민사회대표자와의 조찬간담회에서 "어제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은 대통령 후보 당시에 했던 약속들을 거침없이 뒤집겠다는 말씀이었다"며 "선거 때만, 선거를 앞두고 달콤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한마디만 해도 될 것이라고 미리부터 생각했던 것이라면 더 나쁜 대통령"이라며 "여러 가지로 막막하지만 야당·시민사회·국민들이 힘을 모아서 제대로 된 길을 제대로 제시한다면 이런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논리에 적극 반박하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야당이 온 국민이 손해를 보는 듯 난리법석을 떨고 있지만 정작 손해를 보는 국민은 한 분도 없다"며 "65세 이상 어르신 중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계신 모든 어르신들께서는 지금보다 더 많이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노령연금을 타시는 분들 중 90%는 지금보다 2배나 많은 20만원을 받게 된다"며 "그리고 나머지 10% 분들도 5%는 지금보다 5~9만원을 더 받게 되고, 다른 절반도 최소 10만원 이상 받게 된다"고 야당의 논리에 반박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거짓말이니 히틀러니' 하는 듣기에도 저급한 정치 공세를 펴기 전에 과거 자신들 정권에서 공약을 이행 못했다고 사과한 적이 있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며 "비록 기초연금 공약에 조금의 후퇴가 있었을지언정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 실행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것은 야당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같은 자리에서 "만약 민주당이 집권했더라면, 민주당 공약을 다 지켜도 2017년에야 겨우 20만원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전체 어르신이 아니라 전체 80%에 대한 어르신에게만 드리겠다고 공약했던 것이고, 민주당은 정부안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정부안은 민주당보다 이행시기를 2년6개월 앞당겼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런데 민주당은 정부안을 보고 '불효정당'이라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사과를 진솔하지 못하다며 재차 반박하고 나섰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어제 공약파기 발언과 관련해서 사과를 들은 것인지 변명을 들은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며 "대통령 스스로가 국민 앞에 한 약속들을 스스로 파기해 놓고, 전 정권 탓을 하고 변명인지 사과인지 모를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남 탓과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할 일도 아니다"며 "공약불이행, 공약파기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께 직접 사과하는 것은 최소한의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촉구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어제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오래될수록 많이 받는다고 국민을 우롱하는 발언을 했다"며 "국민은 노인연금을 말하는데 대통령은 국민연금과 노인연금 합하면 그렇게 된다고 동문서답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장은 "실제 정부의 공약파기로 인해 가장 불이익을 받는 계층은 30대부터 50대까지 국민연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는 청장년층"이라며 "2400만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청장년층으로부터 정부가 강탈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당 원내지도부는 이날도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위한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