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청와대는 29일 기초연금 정부안을 둘러싼 논란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의 사의표명으로 이어지자 "국민연금 재정은 기초연금에 한 푼도 쓰지 않는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것은 양심의 문제'라며 사의를 굽히지 않았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
최 수석은 먼저 "국민연금에 장기가입해서 보험료를 성실하게 납부하는 사람이 손해를 본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왜냐하면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법에 따라서 이미 받으시도록 되어 있는 돈을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모두 다 받으시면서 거기에 기초연금을 추가로 해서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하면 하실수록 총 연금이 더욱 많아져서 이득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둘째, 지금의 청장년 세대 등 미래세대가 현재의 노인세대보다 불리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세대별로 받게 되실 기초연금의 평균 수급액을 산출해 보면 후세대가 더 많은 기초연금을 받으시도록 설계돼 있다"며 "즉 50대보다는 40대가, 40대보다는 30대가, 30대보다는 20대가 기초연금을 더 많이 받으시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셋째,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것과 관련해선 "현행 기초노령연금은 국민연금이 성숙하더라도 그것과 관계없이 별도로 제도가 운영되도록 돼있다"며 "향후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있는 현실에서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국가의 재정부담이 막대해지고 그로 인해서 후세대 즉, 손자세대들까지도 너무나 과도한 부담을 지우게 되는 문제를 안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넷째, 국민연금과 연계해서 국민연금 재정을 기초연금 주는데 쓰려고 한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국민들께서 내시는 보험료로 만들어지는 국민연금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리고 기초연금은 전액 세금으로 충당한다"고 역설했다.
최 수석은 "국민연금 재정은 한 푼도 쓰지 않는다"며 "이러한 내용은 앞으로 국회에서 만들어질 기초연금법에 분명하게 명문화해서 여러분의 걱정과 오해가 없으시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송화면을 위해 별도로 제작한 판넬까지 들고 나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미가입에 따른 연금액 차이 등을 가론하며 구체적인 설명도 시도했다.
우선 현재 30세인 사람을 가정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와 월 소득 100만원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했을 경우 기간별 수급액을 비교해 제시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월 20만원씩 20년간 4800만원의 기초연금만 받게 되지만, 국민연금에 11년 가입한 경우 국민연금 월 18만3000원과 기초연금 월 20만원을 받아 같은 기간 보험료를 제외한 순이득이 8013만원이 된다는 설명이다.
최 수석은 이날 최근 사의를 표명한 진 장관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 문제를 놓고 진 장관과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의 견해가 엇갈려 갈등을 빚었다는 설이 제기된 바 있다.
최 장관은 "저는 오늘 잘못 알려지고 있는 정부의 기초연금제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드리러 나왔다"며 "그래서 그 이외의 사안은 제가 말씀드리기에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보건복지부에서 다룰 실무적인 내용을 굳이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해명에 나선 것이 박 대통령의 지시 등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청와대 수석비서관도 현안이 잘못 알려지고 있을 때 국민들에게 설명을 소상하게 드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진영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 기초연금 지급 반대는 양심의 문제"
한편 진영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사퇴를 결심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기초연금이었다"며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 반대 의견을 제시해 왔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내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간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과 성을 다 했었지만 이제는 물러날 수 있게 허락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와의 충돌이 있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충돌이나 불화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복지부는 25일 소득하위 70% 이하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10만~20만원의 기초연금을 차등지급하는 정부안을 내놨다. 진 장관은 다음날인 26일 사표를 제출, 27일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적해 왔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진 장관의 사표를 반려한 뒤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청와대도 나서 사표 반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강조했으나 사의를 굽히지 않은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