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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블랙베리 이어 대만 HTC도 '기우뚱'..中 매각설 '솔솔'

기사등록 : 2013-09-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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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 애플-삼성 양강..매출부진에 인재유출 HTC '사면초가'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대만 휴대폰 업체 HTC(宏達電)의 운명이 곧 기로에 설 듯 보인다. 제품 판매 고전에 고위급 임원 줄사퇴 등 기울어져가는 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선전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HTC를 사게 될 것이란 얘기까지 공공연하게 들리고 있다. 얼마 전 매각된 블랙베리(옛 리서치인모션)가 보여줬던 모습과 유사하다.

◇ 실적부진-고위 인사 줄사퇴..中 업체에 인수될 수도

경쟁이 치열해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HTC는 작년까지만 해도 전 세계 시장점유율 5위권 안에 드는 등 선전해 왔다. 하지만 새로 내놓은 제품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1997년 설립 이후 초기엔 주문자 생산방식(OEM)을 주로 해 왔고,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내놓으면서 시범 출시한 '넥서스원'을 HTC가 제작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됐던 HTC는 이후 고속 성장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실적은 부진해졌고 최근엔 미국 지사 직원의 20%를 줄이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기획 및 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였던 제이슨 고든 부사장, 생산을 책임졌던 쿠지 코데라 등 고위 인사들이 회사를 떠났다. 실무자들이 디자인을 빼돌리다가 체포되는 '도덕적 해이' 상황까지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타이페이타임스가 JP모간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데 따르면 HTC는 중국의 저가폰 업체들에 아웃소싱을 맡길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인 압박이 큰 이유다. 중국 저가폰 시장에서 HTC는 최근 샤오미(小米)의 선전에 밀리고 있고, 이에 따라 콴타 컴퓨터(廣達), 윈스트론(緯創) 등과 제휴, 중저가폰 생산을 아웃소싱할 것 같다고 JP모간은 전했다.

JP모간은 이런 제휴는 궁극적으로는 인수합병(M&A)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간은 HTC에 '비중축소(Underweight)' 투자의견을 내고 있다. JP모간은 또 HTC의 3분기 매출은 회사측이 내놨던 예상치(500억~600억대만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선 레노버와 ZTE가 HTC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나온다.

◇ 헤드폰사 비츠와의 제휴도 끊겨

대만 HTC 스마트폰에 비츠 일렉트로닉스의 이어폰을 장착한 모습.(출처=Engadget)
고급 헤드폰 업체 비츠 일렉트로닉스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HTC는 지난 2011년 비츠 일렉트로닉스의 지분을 인수하고 손을 잡음으로써 스마트폰 음질을 높이려는 시도를 해 왔다. 비츠 일렉트로닉스는 미국의 랩퍼이자 음반 프로듀서 닥터 트레(Dr. Dre)의 이름을 딴 '비츠 바이 닥터 드레(Beats by Dr. dre)' 등의 브랜드로 이름을 날려왔다.

비츠는 HTC와 결별 절차를 밟아 왔다. HTC가 갖고 있던 지분 25%를 되사들이기로 했고,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으로부터 5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이 과정에서 비츠는 1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NPD그룹에 따르면 비츠는 전 세계 고가 헤드폰 시장의 약 64%를 점유하고 있다.

비츠는 HTC와의 제휴를 끊고 새 투자를 받은 뒤 스피커와 사운드 시스템 등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다. 비츠는 또 1400만달러를 주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모그(Mog)를 사들이기도 했다.

◇ 애플-삼성전자의 승승장구..블랙베리-노키아-HTC의 퇴진

ZD넷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구도는 시장의 절반 이상을 애플과 삼성전자가 확고하게 잡고 있는 가운데 LG전자와 레노버, ZTE 등이 좁은 시장을 두고 선전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 팜과 노키아, HTC, 블랙베리는 사라졌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그리고 노키아와 HTC 등 네 업체의 패인을 리더십의 실패, 변화에 순응하지 않는 고집스러움, 부실한 마케팅, 경쟁업체들의 승리 등으로 분석했다.

(출처=ZDNet)

여기에 HTC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노키아의 무선 특허 3건 가운데 2건을 침해했다는 예비판정마저 내렸다. 최종판정은 내년 1월23일 내려질 예정이지만 예비판정만으로도 HTC엔 '설상가상'인 상황이 됐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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