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촉발된 '동양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일파만파'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동양증권에서 판매한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와 CP(기업어음)에 투자한 개인들이 5만명에 달한 가운데 '불완전판매' 여부가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동양증권에 대한 무기한 특별검사와 함께 동양그룹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금감원 역시 감독부실·뒷북대응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또 한번 강력한 후폭풍에 직면하고 있다.
◆ 동양 회사채·CP 개인투자자 5만명…분쟁조정 최다
7일 금융권 및 금융감독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 경영진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금감원 김건섭 증권담당 부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양그룹 대주주에 대한 위법혐의를 발견했다"면서 "오늘 또는 내일 검찰에 수사의뢰한다"고 밝혔다.
<자료:금융감독원> |
기존 동양 회사채 개인투자자 2만7981명와 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 CP 개인투자자 1만2956명 외에 추가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시멘트의 주식을 담보로 발행한 동양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투자자와 동양시멘트 회사채 투자자 등을 모두 합친 규모다.
김 부원장은 "동양시멘트 관련 기업어음이 추가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서, 현재 투자자 판매 규모는 4만9900명, 판매금액은 1조70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지난 5일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동양그룹 관련 분쟁조정신청은 7400여건에 달한다. 금융소비자원에는 피해를 접수한 건수가 1만7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분쟁조정신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단일사안으로 2011년 저축은행 관련 민원(2500여 건)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이미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동양그룹 사태가 지난 2011년 금융권을 발칵 뒤집어놓은 저축은행과 관련한 불완전판매와 영업정지 등 저축은행 사태를 집어삼키고 있다.
◆ 감독부실 논란에 금감원 후폭풍…금감원장 형사고발
해당 그룹 경영진에 대한 검찰수사와는 별도로 금감원 또한 감독부실·뒷북대응 논란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금융소비자원은 최수현 금감원장에 대한 형사고발 조치와 함께 피해자들과 연대해 퇴진 운동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금소원 조남희 대표는 "동양증권의 불법판매행위가 장기간 진행돼 왔는데도 솜방망이 제재로 일관하고 수준이하의 분쟁처리를 해오면서 무기력하게 대응한 것이 명백하다"면서 "최수현 금감원장을 비롯한 관련 간부에 대한 형사고발을 추진하고 있고 (최 원장 등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주부터 열리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경제민주화와 맞물려 동양사태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국회는 국감에 앞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여야는 동양증권이 판매한 회사채와 CP에 대한 금융소비자 피해, 금융당국의 감독부실, 동양그룹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 세 가지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민병두 의원실은 금융당국의 감독부실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독자신용등급'을 2012년 도입하려다 무기한 보류한 부분과 관련해서다. 독자신용등급이 도입돼 동양그룹 계열사별로 신용등급이 매겨졌다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적었을 것이라는 게 민 의원실의 판단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