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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⑫ 미 통화정책 전환, 자산전략 균형 잡을 기회다

기사등록 : 2013-10-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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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은 큰 전환점… 부채 한도 위험도 '기회'로 활용해야

인구구조와 산업구조의 변화로 저성장의 문턱에 있는 한국은 자산관리에서도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높아졌습니다. 뉴스핌은 자산관리가 글로벌화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투자자에게 국제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운용(GAM: Global Asset Management)에 필요한 포트폴리오 전략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일면적이거나 일회적인 정보의 한계에서 벗어나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국내 유수 금융기관들의 단기(1~6개월), 중기(6개월~1년), 장기(1년 이상)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종합해 매월 [뉴스핌GAM]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註]

 [뉴스핌=김사헌 기자] '테이퍼링(Tapering, 점진적 완화정책 축소)' 전망이 아직 불확실한 가운데, 미국 의회는 국가 부도 위험을 앞두고도 좀처럼 협상에 나서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인데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선전하고 있다.

양적완화(QE)의 축소를 준비하던 벤 버냉키의 후임으로 자넷 옐런이 지명됐다는 소식이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기대감을 낳고 있다. 고용 회복을 중시해 완화정책을 선호하는 옐런 덕분에 주식과 채권 모두 원만한 포트폴리오 균형을 찾아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

◆ 테이퍼링 공포 체험 뒤 한숨돌린 시장

3분기 세계 금융시장은 버냉키 의장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데 대해 깊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증시가 상승했고, 채권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달러화 강세 흐름이 중단된 가운데, 상품시장은 전강후약의 흐름을 나타냈다.

5월 이후 자금 유출로 어려움을 겪던 신흥국 증시는 9월 주식펀드로 25억달러가 유입되며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신흥시장 주식펀드는 2009년 이래 1457억 달러의 누적 순유입액을 기록 중인데,다만 '브릭스(BRICs)' 는 9월에도 2억 2000만 달러 환매로 19개월째 순유출 행진을 이어갔다. 올들어 브릭스 주식펀드에서 26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신흥국 채권시장으로도 18주 만에 자금이 다시 유입되었다는 소식이다. 9월에 전 세계 채권펀드에서는 20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유출이 일어났지만 8월의 374억 달러 유출에 비해서는 완화된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자금흐름이 다시 신흥국 순유입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은 신흥국에서 자본도피가 극심한 것은 아니다. 

※출처: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


◆ 느려진 신흥국 성장엔진, 선진국이 살릴까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은 '성장엔진'이라던 신흥국을 중심으로 하향 조정됐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선진국 경기 회복세는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유지됐다. '브릭스'의 성장 둔화가 추세가 된 건지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 IMF는 구조적 추세가 아니라 '잠재성장률의 하락'이 수반된 당연한, 전례가 있는 상황으로 봤다. 선진국이 회복되면 이들 신흥국에 외부 수요의 수혜를 예상했다.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IMF는 때이른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경우 세계 금리가 1% 포인트 상승, 채권 포트폴리오의 5.6%인 2조 3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470조 원의 손실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식과 상품, 부동산 등이 입을 손실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또 미국 국채 상환 불이행 사태(디폴트)가 발생한다면 전 세계 경제가 큰 충격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시장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예상치 못한 위기가 아니라면 점진적 금리 상승에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고 신용 위험과 위험자산에 대한 헤지를 통해 세계 경제 회복의 과실을 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럽 부채 위기와 같은 대형 사태는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셧다운'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고, 부채 한도 도달 시점도 늦춰질 수 있으며 나아가 일시적인 디폴트 사태까지 갈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놓는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길목은 되지는 않을 것이며 미국 경제나 달러화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재정 조달에 실패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가뜩이나 부진한 경제 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것이고, 부채 한도 인상 논란이 겹쳐 있어 '테이퍼링'이 연내에 개시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옐런은 이런 상황 변화에 근거해 '선제적 안내'를 지휘해야 하는데, 금융시장은 그를 양적완화 축소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라고 봐 소통에는 큰 장애가 없어 보인다.


◆ '셧다운'의 추억 "나쁘지 않네~"

월가는 미국 연방정부 일시 폐쇄(셧다운) 상황에서도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부채 한도 인상에만 성공한다면, '셧다운' 기간 중에 주요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경우 되레 '매수 기회'가 될 것이란 판단 때문.

미국은 1976년 이래 총 17차례 '셧다운'을 경험했다. 1970년대 말은 상품가격과 국채 금리가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냈지만, 최근 30년 동안 발생한 8건의 사례를 보면 주식과 달러는 하락하지만 금과 상품시세는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가 사태 종료 후에는 더 크게, 반대로 움직였다. 미 국채 수익률은 약보합에 그쳤다가 2주 만에 22bp가 넘게 하락(가격 상승)했다.

※출처: 구겐하임 리서치

컨센서스에 의하면 연방정부가 1주일 폐쇄될 경우 해당 분기 성장률(연율)이 약 0.25%포인트 낮아진다. 미국 부채 한도 도달 시점은 17일로 알려졌지만, 10월 초부터 연방정부 지출이 자동 중단된 부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늦은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셧다운'의 영향은 2.5%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4분기 성장률을 1%포인트까지 잠식할 수도 있다.

다만 디폴트(상환 불이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며, 내년까지 미국 경제는 빠른 확장세가 예상된다. IMF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높은 2.6%로 제시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미국 주식과 국채는 '셧다운'의 불안 상황이 종료되면 상당한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있고, 미국 달러화 가치 역시 반등할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기회가 예상된다. 금과 상품가격은 셧다운이 종료되고 나면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석유와 금속 상품시장은 신흥시장의 수요 둔화에 충격을 받은 상태인데, IMF는 올해 온스당 104.5달러로 예상한 석유 가격이 내년에는 101.4달러까지 좀 더 내려갈 것으로 봤다. 금속 선물 가격은 올해와 내년 연속 3%~4% 하락 추세를 보일 것이고, 농작물 등 식량가격은 올해 약간 상승한 뒤에 2014년에 6%나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위기를 경험한 곳은 전망이 나쁘지 않다. 상당수 전략가들은 회복세가 지속되는 유럽과 최근 혼란을 겪었지만 펀더멘털에 비해 저렴해진 신흥시장에 기회가 열렸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또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최고투자담당 이사는 "테이퍼링은 12월 혹은 그 이후에 여전히 시작되겠지만 그리 우려할 것은 못 되며, 미국 증시는 도움 없이도 잘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과도한 위험 정리해야 '기회' 잡는다

포트폴리오 배분의 정석은 이행기에는 파괴된다. 최근에는 대안자산과 현금의 중요성이 큰 가운데, 위기 이후 지속되는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추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버냉키 의장이 5월에 시장을 향해 경고한 것은 적절했으며, 이 시점부터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균형찾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장기 저금리, 이례적 완화정책의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올해 봄부터 제기되어 왔다. 그 경고는 '1994년의 재연'이란 우려와 연결된 것이었다. IMF는 '테이퍼링'의 충격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 통화정책의 전환점이 발생한 1994~95년, 1999~2000년,  2004~07년의 경험을 비교,  1994년의 경험이 유사한 점이 많다며 특권화했다. 1994년 사례는 신흥시장으로 쏠리던 자금이 빠져나오면서 멕시코와 터키, 러시아와 아시아의 외환위기로 이어지는 긴 충격파가 발생했다. 또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파급효과가 나타났다.

※출처: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
신흥국은 이 위기의 경험으로 외환보유액을 많이 축적했고 환율의 유연화를 도입했다. 개혁도 상당히 진척돼 멕시코와 같은 나라는 과거와 달리 빛을 발하는 '수혜국'이 됐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미국이 긴축 전환되더라도 1994년 이후의 경험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 IMF의 결론이다.

하지만 신흥국에 대한 고수익 추구가 당장 끝나지 않더라도 '기대 수익률'은 한참 낮춰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 부활'에 대한 기대도 다소 과도하다. 모간스탠리 자산운용의 데이빗 다스트 수석투자전략가는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달러화 강세가 이제 막 시작됐다면서, "앞으로 시장이 봐야 할 주요 위험요인은 ▲미국 부채한도 ▲중동 불안 ▲기업 실적 ▲미국과 중국 성장 추세 변화 ▲일본과 멕시코의 개혁 성공 여부 등 5가지"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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