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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주택대책 6개월](상) 법안 잠자고 일부 상품은 시장서 '외면'

기사등록 : 2013-10-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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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 국회 못넘고 대부분 '좌초' 금융·보증상품은 수요자들 입질 없어
[뉴스핌=이동훈 기자] 박근혜 정부의 주택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주택대책을 내놓은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시장에선 주택거래가 다소 늘기는 했지만 확연하게 움직임을 보이지고 않고 있어서다.

3차례에 걸친 대책은 여전히 국회에서 법안이 잠자고 있다. 일부 몇몇 대책들은 무중이고 몇 상품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다만 몇 대출 상품만 인기를 끌며 대책의 명백을 유지할 뿐이다.
 
박 정부의 주택발표 6개월간 지표는 반등세로 자리를 잡았다.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월에 비해 34% 늘었다. 또  '8.28 전월세 대책' 이후부터는 집값도 6주째 오르고 있다. 정부의 줄이은 대책으로 시장 분위기가 고무된 것은 분명한 셈이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의 대책 가운데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 것은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알맹이'에 해당하는 주요 조치는 아직껏 시행되지 못했다. 국민주택기금이나 은행권의 대출 상품은 출시된 것이 많지만 몇 가지를 제외하면 효용성이 크지 않은 것 뿐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정부가 잇따라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놔 시장 분위기가 고무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주요 대책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거나 시행된  '목돈 안드는 전세'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과 같은 시행된 금융·보증 상품은 시장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4.1 대책'과 '8.28 대책'에서 내놓은 대책 가운데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조치는 ▲양도세 중과제 폐지 ▲분양가 상한제 신축 운용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취득세율 인하 ▲1%대 저리 공유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목돈 안드는 전세 ▲행복주택 공급 ▲전월세 소득공제 ▲임대사업 지원 등이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시행된 대책은 국토교통부가 주택기금 운용계획을 바꾸기만 하면 되는 공유형 모기지 뿐이다. 나머지는 시행은 커녕 국회에 법안도 올라가 있지 않다.
 
가장 쟁점 사안인 취득세율 인하 방안은 여야가 이미 합의를 끝냈다. 하지만 국회 심의 통과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취득세율 인하 방안을 담은 지방세특례제한법(지특법) 개정안과 지방세수 보전방안을 동시에 국회에 올릴 예정이지만 국회 의사 일정도 늦어지고 해서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 말께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도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4.1 대책과 8.28 대책에서 준공공 임대주택을 비롯해 미분양 주택을 임대로 쓸 수 있게 하는 수급조절리츠, 준공후 미분양 보증 상품 등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가운데 출시는 커녕 제도 세부내용이 확정된 보증상품과 리츠는 단 한 개도 없다. 법적인 문제로 인해 늦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변명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던 준공공임대와 기업형 임대사업자 도입, 매입임대사업 지원 방안은 대책 발표 당시 구상에서 조금도 진전하지 못했다. 9월 들어 내년도 예산과 국정감사가 부각 되면서 국토부 공무원들이 손을 놓은 탓이다. 
 
그나마 출시된 대출 상품이나 보증 상품은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목돈 안드는 전세2' 대출 상품은 출신한지 한 달이 넘는 동안 50여건의 대출 신청만 받았고 '목돈 안드는 전세1'은 출시된지 1주일 동안 단 한건의 대출 신청도 없었다.
 
대한주택보증이 출시한 전세금반환 보증도 출시 한달 동안 7건의 신청만 들어왔다. 이 가운데 보증이 승인된 것은 지방도시의 보증신청 한 건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행복주택도 마찬가지다. 당초 정부는 올해 안에 1만 가구를 착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가운데 착공이 결정된 곳은 서울 오류, 가좌지구 두 곳 뿐이다. 실제 국토부는 2014년도 국민주택기금 계획에서 내년 행복주택 건립 계획을 4만6000가구로 잡았다. 이는 올해 착공 계획 물량 가운데 6000가구를 내년 착공으로 넘긴다는 의미다.
 
정재호 목원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4.1 대책과 8.28 대책에서 너무 많은 대책을 백화점으로 나열했기 때문에 모두 시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은 대책 발표 때부터 있었다"라며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린는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정책 불신감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국회 탓만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합수 팀장은 "야당이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에 반대한다면 정부가 야당을 설득해야할 것"이라며 "가을철 성수기가 끝난 후 시장이 다시 활력을 잃을지 여부는 정부의 대책 추진에 달려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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