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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물가로 민란도 막는다"..프레미스데이타의 '야심'

기사등록 : 2013-10-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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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25개국 물가 실시간 측정해 제시..구글벤처스 등 투자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민간기업에서 실시간 물가지표를 발표하겠다고 나서 화제다.

구글이 투자한 프레미스 데이타 코프는 실시간으로 제품 사진을 찍어 올리면 바로 가격변화를 측정, 실시간으로 물가 지표를 제시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주인공은 프레미스 데이타 코프(Premise Data Corp.).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업체는 전 세계 수백명의 사람들이 상점이나 생산지에서 직접 상품의 사진을 찍어 매일의 가격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를 개발했다고 한다.

이 업체엔 유명 벤처투자자들의 자본도 들어갔다. 구글의 벤처투자 자회사 구글벤처스, 그리고 안드레센 호로위츠, 해리슨 메탈 등이 투자했고, 2년 가까이 준비 작업을 한 끝에 오는 22일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프레미스는 이 지표를 산출하기 위해 매일의 가격변화를 알 수 있는 상품의 이미지를 스마트폰으로 찍을 사람들을 전 세계 25개 도시에서 700명 배치했다.

프레미스 데이타에는 이런 식으로 제품의 사진이 올라오게 되며 사용자들은 이걸 확대해 물가 변동을 관측할 수 있다.(출처=시애틀Pi.com)
이 회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상품의 사진을 분석해 물가 변화를 알려주며, 사용자들은 각 상점에 있는 물건의 사진을 확대해 보면서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엔 구글 '스트리트 뷰'가 활용됐다. 프레미스는 이렇게 받은 사진뿐 아니라 인터넷 상점들을 자동으로 다니면서 가격 변화를 알아낸다.

이에 비해 미국 노동부는 한 달에 한 번씩 고용된 사람들을 통해 제품 가격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 월간 지표를 내놓고 있다. 

데이비드 솔로프 프레미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효율적인 공급 네트워크와 적시 배송 등과 같은 기술적 혁신들이 인간의 경제 활동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경제지표들은 다른 시대에 있다(시대에 뒤떨어져있다)"고 말했다.

고용, 물가, 지출 등에 대한 공식 경제지표는 수주, 혹은 수개월 뒤에 발표되며 또 수개월이 지나 수정되기도 한다. 이걸 토대로 정책을 짜거나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데 항상 늦은 감이 있다

게다가 프레미스의 출범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Shutdown) 사태로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기까지 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끌게 됐다. 프레미스뿐 아니라 오토매틱 데이타 프로세싱(ADP)가 발표하는 고용보고서나 마스터카드에서 발표하는 신용카드 지출 통계나 각종 민간 주택 지표들도 이미 공신력을 얻어가며 정부 지표와 '경쟁(?)'을 하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을 맡았으며 현재 프린스턴대 교수로 있는 앨런 크뢰거는 "우리의 경제 통계들은 여전히 냉전시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더 최신의, 더 광범위한 지표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레미스에도 자문을 했다.

또 어떤 나라의 경제지표에 대해선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한다. 일례로 최근 몇 년간 아르헨티나의 물가 지표에도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해왔다.

알베르토 카발로 매사추세츠주 공과대학(MIT) 교수는 그래서 2007년 자신이 독자적으로 물가를 측정하기 시작했고 뜻을 같이 한 사람들과 함께 '빌리온 프라이시스 프로젝트(Billion Prices Project)를 본격화했다. (http://bpp.mit.edu/usa/ 참고) 하루의 물가 동향을 온라인 상거래 가격을 자동적으로 수집해 실시간으로 통계를 낸다. 그리고 이 작업을 2010년 프라이스스탯(PriceStats)에서 받아 하고 있다. 금융사 스테이트 스트리트와 함께 물가 지표를 내고 이를 7500명의 고객들에게 보내주고 있다.

이렇게 실시간 지표 개발에 있어 선구자 역할을 한 카발로 교수는 프레미스와 같은 민간업체들이 다수 참여하는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WSJ은 전했다. 그리고 이런 민간 실시간 지표들이 정부의 공식 지표를 대체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보완하는 존재로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솔로프 프레미스 데이타 코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출처=시애틀Pi.com)
솔로프 프레미스 CEO는 "우리의 목표는 정부의 물가 지표가 몇몇 대표 상품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데 그것보다 더 다양한 상품의 가격을 반영, 더 깊은 정보를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물가 외에도 다른 경제지표에도 기술을 적용해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하고도 믿을 만한 경제지표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위험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경제학자들도 수십년간 전통적인 경제 지표들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프레미스는 현재까지 주요 소비재 포장업체와 투자은행,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6개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지표는 블룸버그 단말기를 통해서도 제공된다. 지표를 보려면 한 국가당 한 달에 1500달러를 내야 하며, 프레미스는 비영리 단체나 교육기관 등에는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구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프레미스의 자문을 맡고 있는 할 바리언은 "중동에서의 빵 가격, 멕시코의 옥수수 가격,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같은 인기 식품 가격을 알게 되면 민란이 일어나기 전에 그것을 포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먹을거리의 가격들은 정치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그래서 실시간으로 아는 것이 가치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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