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국내 500개 기업들이 전 국민이 가정에서 쓰는 전력량과 비슷한 전기량을 쓰면서도 가격은 75% 수준으로 낮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벌기업들이 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팔고 있는데, 이때 파는 전기보다 싸게 사서 쓰는 현재의 구조에는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 의원(민주당)은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사업장 0.1%에 해당하는 500개 사업장의 전력사용이 전 국민이 가정에서 쓰는 전력량과 맞먹을 정도로 쓰면서 요금은 훨씬 낮게 사용하고 있다"며 "산업용 전기 평균단가는 92.83원으로 가정용(123.69원)의 7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전순옥 의원실에 제출한 '연간 2000TOE 이상을 사용하는 에너지다소비 사업장 상위 500개 업체 현황'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산업용전기를 사용하는 36만여 업체(367,888개) 중 0.1%에 해당하는 500개 사업장이 1300만(2012년 13,514,464호)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전기(65,483,733MWh)의 84%에 이르는 5500만MWh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이는 원자력발전소 중 가장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한빛원자력 발전소 6기의 연간 생산량을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삼성, 현대, SK를 비롯한 주요대기업 계열사 사업장 100여개의 전력사용량은 월성원자력발전소 5기가 생산하는 한해 전력량과 엇비슷하다.<그래프 참조>
전순옥 의원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의 역사나 현재 진행상황을 볼 때 원자력발전소는 전부 대기업, 재벌기업이 짓고 민간발전소도 모두 대기업, 재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이 전력산업에서 짓고, 팔고, 쓰는 전력의 기본 순환 구조를 독식하고 있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기업이 사업기회를 노리고 뛰어들어 수익을 취하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며 "다만 기업들이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고민한다면 이런 비정상적인 전력소비구조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대책을 세우고 스스로 전력을 해결하는 글로벌 기업다운 면모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