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엄격하게 통제되는 인플레이션을 장기적인 양적완화(QE)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보다 자산 버블이 정책자들을 두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조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매입하는 한편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의 터닝포인트가 인플레이션이 아닌 자산 버블에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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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정책자를 지낸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자산시장의 거품이 한계 수위를 넘어서거나 연준이 대차대조표가 더 이상 불어날 수 없는 상황에 치달아 연준이 통화정책 노선을 변경해야만 하는 때가 올 것”이라며 “특히 3차 QE가 문제인 것은 앞서 두 차례 시행한 것과 달리 이를 중단하기 위한 시한이나 뚜렷한 전제 조건이 없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정책자들 사이에 자산 버블에 대한 경고가 점차 뚜렷하게 번지고 있다.
켄사스 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에스터 조지 총재는 농지 가격 급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댈러스 연준은행의 리처드 피셔 총재는 최근 집값 고공행진이 버블 신호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정크본드를 필두로 채권 수익률 하락이 지나치며 투자자들의 고위험 베팅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꼬리를 물고 있다.
제러미 스타인 연준 정책위원은 “한 가지 걱정스러운 시나리오는 시장금리와 스프레드가 사전에 대처하기 힘들 정도로 가파르고 갑작스럽게 치솟는 경우”라며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이 성장을 둔화를 감내하더라도 버블을 진정시키거나 이를 방치한 채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불러일으키는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주장하고 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로렌스 마이어 매니징 디렉터는 “연준이 추가 자산 매입의 리스크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버블에 대한 논란이 정점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스템 안정을 지켜내기 위해 이중, 삼중의 보호막을 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29~30일 이틀간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은 기존의 QE와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