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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양證, ‘동의 서류’ 고의로 빼고 CP가입시켰다

기사등록 : 2013-11-0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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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합 금융투자상품 거래확인서 없이 권유도

[뉴스핌=한기진 기자] 동양증권이 투기등급 CP(기업어음) 가입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동의서 역할을 하는 ‘부적합 금융투자상품 거래 확인서’를 받지 않은 사례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명백한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임원회의에서 투자성향 등급을 나타내는 투자자정보확인서 "조작 등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금감원은 분쟁조정 절차에 앞서 이 확인서를 기준으로 피해자를 가려내고 있다.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이 발행한 CP 같은 투기등급(BB)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성향 등급(5개 등급)은 적극 투자형과 공격 투자형이다. 안정형, 안정 추구형, 위험 중립형의 고객에게는 상품을 권유해서는 안 된다.

투자성향 등급 ‘조작’ 의혹이 나오는 이유도 동양증권이 동양 계열사 CP를 팔기 위해 불법 행위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동양증권이 권유하지 말아야 할 3단계(안정형, 안정 추구형, 위험 중립형)에 해당하는 1만 5000명에 CP와 회사채 21%를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조작 의혹은 고객 서명 위조가 분명하지 않다면 밝혀내기 어렵다. 하지만 ‘부적합 금융상품 거래 확인서’를 받지 않았거나 서명하지 않았다면 불완전 판매로 판명될 수 있다.

◆ 전화 가입시 거래확인서 받지 못하기도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 씨(60 남)는 퇴직금 일부(5000만원)를 동양증권 CMA에 넣어놨다. 가입 시 조사한 초기 투자자 성향 조사에서도 은퇴 자금이고 자녀 결혼 비용이니 원금 보장이 돼야 한다는 의사를 밝혀 ‘안정 추구형’으로 나타났다.

어느 날 그에게 동양증권 직원이 “이율도 높고 원금도 보장된다”며 동양 CP를 권했다. 그는 재차 “안전하냐”는 질문을 했고, “그렇다”는 답을 받고 전화상으로 ‘동양MY-W전자단기사채신탁’에 가입했다. 원래 그에게는 투기등급 CP를 팔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반드시 부적합 금융투자상품 거래 확인서를 제시하고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 확신서는 “본인의 투자자 성향보다 위험도가 높은 금융투자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귀사로부터 투자권유를 받지 않고 본인의 판단에 따라 투자를 하고자 하며, 귀사로부터 해당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의 위험성을 고지 받았음을 확인합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씨는 “전화로 가입하고 확인서 같은 것은 따로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 3월 가입했는데 8월에 확인서 보내, 서명하라며 

확인서를 우편으로 보내주면서 증권사 직원이 고객 대신 서명하거나 상품 가입 후 한참 지나서 서명을 받기도 했다.

청주에 사는 서모 씨(50)가 동양증권 청주본부에서 전화로 동양뉴리더CP신탁4457호에 가입한 시점은 지난 3월12일이었다. 8월에 갑자기 지점 직원은 고객의 서명이 필요한 서류가 있다며 등기로 ‘금융상품거래 확인서’를 보냈다. 

서씨는 “상품에 가입한 게 3월로 서류검사에 필요하다며 8월에 확인서를 보냈는데 날짜가 3월로 돼 있었다”면서 “혹시 몰라 등기날짜가 8월로 찍혀있는 봉투를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투자성향정보확인서 2년만 보관, 조작의혹 밝혀내기 난관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저위험 고객에게 고위험 상품을 권할 때 받는 서류는 회사마다 금융상품 선택 확인서나 금융상품거래 확인서 등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면서 “이 확인서를 징구하지 않았다면 명백한 불완전 판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투자성향정보확인서 조작 의혹 조사를 시작으로 부적합 금융투자상품 거래 확인서 존재와 조작도 함께 보고 있다. 그러나 투자성향정보확인서는 2년 보관 후 폐기되는 게 관례여서 조작 자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거래 확인서는 필수적인 상품 가입서류로 만일 동양증권이 보관하지 않았다면 투자자가 보상받는 일이 훨씬 수월해진다. 


 

<투기등급 CP를 투자성향이 안정형, 안정 추구형, 위험 중립형 고객에게 권유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본인 혹은 대리인 서명이 '부적합 금융투자상품 거래확인서'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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