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r Motors)가 최근 연일 관심의 대상이다. 창업 10년만에 첫 흑자를 내면서부터 치솟기 시작한 주가가 이번엔 다소 실망스러웠던 3분기 실적에 이어 연이은 화재 사고로 미끄럼이다. 안전성이 생명이랄 수 있는 자동차에 있어 화재 사고는 치명적이다.
급기야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식 발언까지 나섰다. 그러나 큰 수습은 되지 않고 있다. 시장도 그렇지만 언론도 갑자기 냉담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정부 보조금으로 부풀려진 회사"라면서 "(환경 문제를 중시하는)미국의 자유주의자들이 만들어낸 돌연변이의 전형"이라고까지 비꼬았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출처=포춘) |
그러나 언제나 처음엔 허무맹랑했던, 그러나 사업을 성공시켰던 엘론 머스크 CEO의 자신만만함은 여전하다.
◇ "리콜은 없다"..머스크 CEO의 '적반하장'
(출처=블룸버그) |
그는 "전기차의 화재 가능성이 휘발유차의 20%밖에 안된다"면서 "리콜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 딜북(Dealbook) 칼럼니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선 '전기 초음속 항공기'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이 전기 초음속 항공기는 수직으로 이륙할 수 있는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브리티시 에어웨이즈(BA)와 에어 프랑스가 만들었으나 2003년 운항을 중단한 콩코드 때문에 이런 구상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이런 초음속 비행기가 없어지게 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점점 상황이 안 좋아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괴로웠다"고 했다.
최근 5거래일간 테슬라 주가 추이(출처=CNN머니) |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새로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마치 유리를 먹거나 심연 속에서 거니는 것처럼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기업이 죽는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도 진짜 죽는 것과 같다"는 말로 앞으로도 계속 뭔가를 구상하고 사업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주가가 빠지는 것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오히려 괜찮다"라고 했다.
◇ '내추럴 본 모험가' 머스크
머스크는 태생적인 모험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인 그는 이미 12세때 사업을 시작했다. 게임 소프트웨어를 곧잘 만들어내던 소년 머스크는 자신이 만든 비디오 게임을 가지고 학교 옆에 오락실을 세우려 했다. 그러나 시청에서 사업 승인을 받지 못하자 반사적으로 이혼 후 캐나다에 살고 있던 어머니에게 가기로 한다. 게임 소프트웨어를 팔아 만든 돈으로 비행기 티켓을 사 기회의 땅으로 떠난다.
캐나다에서 은행 인턴, 비디오 게임 개발자 등 온갖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며 퀸즈 대학에 다녔던 머스크는 1년 뒤 미국에 입성한다. 펜실베이니아대에 편입해 물리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스탠포드대에서 물리학 박사과정을 밟으려 캘리포니아주로 떠났다. 그러나 그는 학교에 입학한 지 이틀 만에 뛰쳐 나온다. 통장 잔고는 200달러뿐이었지만 인터넷으로 뭔가 사업을 벌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조바심 때문이었다. 자동차 한 대, 컴퓨터 한 대로 동생과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 세운 기업은 'ZIP2'. 온라인 지도와 디렉토리 서비스로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은 있었지만 돈이 없어 벤처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회사가 매각되어 버린다. 그래도 주머니에 돈이 남았다. 그것으로 새로 차린 기업이 엑스닷컴(X.com)이란 금융서비스 회사. 이메일 결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고 콘피티니(Confinity)란 동종 업체와도 합병하는데 이게 온라인 결제 업체 페이팔(Paypal)의 모체다.
(출처=가디언) |
창업 10년만에 테슬라는 흑자를 냈고 "화성에서 죽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우주에 천착해 왔던 꿈도 미 항공우주국(NASA)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개발한 '드래곤'이란 로켓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는 것으로 구체화됐다. 드래곤은 우주 정거장에 보급품과 우주 비행사들을 실어나를 일종의 ‘우주 택시’로 개발되고 있다. 이미 미국의 우주 산업 개발은 민간에 무게 중심이 넘어가 있는 까닭에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또 철도, 자동차, 비행기, 보트에 이어 '제 5의 운송수단'이 될 하이퍼루프(Hyperloop)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콩코드와 레일건, 에어하키의 이종교배"가 될 것이라고 한 하이퍼루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LA를 30분만에 주파할 수 있는 튜브형 운송수단.
그는 "사람들은 내가 허무맹랑한 것이나 생각하는데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기술과 제조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온 시간을 다 보낸다"고 강변하고 있다.
호기심과 열정을 기반으로 더 큰 꿈을 꾸는 것이고 그것을 현실에서 보여주는데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결국 허무맹랑한 몽상가에 그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