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분양시장에서 강남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면 서울 공공분양의 열기가 가장 뜨겁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 이하의 비율이 높은 데다 분양가가 민영 아파트나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최근 공공물량이 노른자위 땅에 짓는 ‘막차’라는 인식도 분양 열기가 고조되는 이유다. 마곡지구는 서울지역 내 마지막 남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로 가치를 높였고 보금자리주택도 정부의 축소 움직임에 막바지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자 공공물량에도 웃돈(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좋은 입지를 갖춘 물량보다 입주를 원하는 수요가 많다보니 시장 논리로 볼 때 당연한 셈이다.
이들 단지는 대부분 전매제한 기간이 있어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거래가 가능한 시기가 도래하면 희소성이 높아 시세가 더욱 뛸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2800가구 분양 중 94% 청약을 마감하는 저력을 보였다. 마곡지구 공사현장 모습
◆“막차 타자”..공공분양에 쏠리는 청약통장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공물량 중 전용면적 84㎡ 이하 주택은 청약 1순위에서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분양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위례신도시. 이 지역에서 첫 공공분양인 ‘위례 자연앤 래미안-e편한세상’은 분양물량 1540가구가 모두 주인을 찾았다.
이 단지는 수요가 많은 전용면적 75㎡와 84㎡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주변 민영 아파트(3.3㎡당 1700만원대)보다 분양가가 3.3㎡당 300만원가량 낮아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았다. 전용 84㎡(기타경기)가 10.0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보금자리주택인 세곡2지구 4단지의 전용 84㎡(국민주택) 이하는 청약 1순위에서 접수가 모두 끝났다. 최고 경쟁률은 85㎡N 주택형이 76.5대 1을 기록. 3단지도 전용 84㎡ 이하의 경우 청약 2순위로 넘어가지 않았다.
강서구 마곡지구는 9개 단지, 2854가구를 한꺼번에 분양해 총 94%를 마감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일반분양에서 전용 84㎡ 이하는 모두 청약을 마쳤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내곡·세곡2지구, 마곡지구 등은 생활환경이 좋은 데다 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며 “입지가 좋은 공공분양이 거의 막바지라는 인식도 청약통장 활용이 많아진 이유”라고 말했다.
◆전셋값 폭등에 공공물량 인기 지속될 듯
장기간 이어진 전셋값 폭등도 공공분양에 세입자가 몰리는 한 이유다. 새 아파트로 거주환경이 좋고 전셋값과 공공분양 분양가 간 격차도 크지 않아서다.
마곡지구 인근 한누리공인중개소 사장은 “주변 신축아파트를 기준으로 84㎡의 전셋값이 3억~3억5000만원 수준으로 올라 여기에 돈을 조금 보태 공공분양을 받아보겠다는 세입자가 많다”며 “전셋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 공공분양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곡지구는 로얄층의 경우 웃돈이 2000만~3000만원가량 붙자 열기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보금자리 내 공공분양이 줄어드는 것도 경쟁을 부추길 여지가 높다.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민간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체 주택의 25% 이상 공급하던 공공분양 주택 분양물량을 15%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내년에도 알짜 지역에서 공공주택이 분양돼 인기를 끌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강남 내곡지구 2·6단지, 마곡지구 2차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