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최근 중국 사회에 비트코인(온라인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 조짐이 일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은행상품과 주식 등 전통 재테크에 흥미를 잃고 신종 고수익 투자상품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중국 현대쾌보(現代快報)는 중국의 큰 손 투자자를 일컫는 '중국 아줌마(中國大媽)'들이 황금사재기에서 요즘에는 비트코인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아줌마들이 안전자산이었던 황금 투자에서 손을 떼고 비트코인 투자에 열광하는 것은 전통적인 재테크 수단이었던 황금을 비롯해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인기가 식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 A주 증시가 지속적인 침체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선택 가능한 투자의 폭이 매우 좁다는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날로 치솟는 물가와 집값 탓에 늘어나는 소비지출에다, 중국의 낙후된 자산관리시장도 중국인들의 재테크 불안감을 증폭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투자자들의 은행 재테크 상품에 대한 관심은 멀어지고 있다. 24일 폐막한 상하이(上海)재테크박람회에 250곳이 넘는 기업이 참여하고 역대 최대인 1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관해 중국인들의 재테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으나, 은행 부스를 찾는 시민들이 적어 매우 한산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이는 박람회에 참가한 은행이 내놓은 재테크 상품과 일반적인 루트를 통해 구매하는 은행 재테크 상품에 별반 차이가 없이 연간수익률이 4~5%정도로 투자자들의 구미를 끌만한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기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던 귀금속도 불투명한 미국 양적완화 퇴출 시기와 달러 강세전환 분위기 속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들어 황금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투자자들이 황금 투자에 대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
이에 반해 중국 투자세력의 성원에 힘입어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비트코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이 11월초 1200위안(약 21만원)에서 한 때 8000위안(약 140만원)까지 폭등했다가, 현재 5700위안(약 99만원) 정도로 떨어졌다. 이는 애플의 신제품 스마트폰인 iphone 5S와 맞먹는 가격으로 중국에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 연초보다 무려 70배나 뛰었다. 2010년 비트코인이 처음 공개 거래될 당시 가격은 0.03달러(약 32원)에 불과했다.
현재 중국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은 BTC차이나, okcoin, 훠비왕(火幣網)으로 11월 20일까지 비트코인의 일평균 거래량은 전월 같은기간보다 2배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이트의 통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액이 1000만 위안(약 17억원)이 넘는 VIP이용자 중 40%가 '중국 아줌마'인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높은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칭다오(青島)의 한 비트코인 투자자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상·하한가 제약이 없으며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큰 손들에 의해 가격이 움직여 급등과 급락이 심하다"며 높은 리스크를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비트코인이 거래가 은밀하고 편리하며 국가간 태환이 자유롭다는 특징 때문에 부정부패와 뇌물, 돈 세탁 등 불법행위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27일자 보도를 통해 비트코인의 높은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중국 아줌마'들이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버리는 셈 치고 해보자'는 '한탕주의' 심리 때문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오르고 있지만 리스크도 그 만큼 커지고 있다.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올 4월 10일 30분새 비트코인 가격이 260달러(약 28만원)에서 135달러(약 14만원)로 48%나 급락했다. 또 올 11월 19일에는 30분새 비트코인 가격이 900달러(약 96만원)에서 700달러(약 74만원)로 22%가 떨어졌다.
한편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해 이강(易綱) 중국인민은행 부행장은 "인민은행은 현재 비트코인의 합법성을 용인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거래는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매매 행위로 일반 대중이 참여할 자유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