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70년래 최악의 고용 한파가 미국 주가를 들어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용 부진이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인상의 걸림돌로 버티고 있어 유동성 공급을 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데다 신규 채용을 꺼린 데 따른 기업의 생산성 및 이익률 상승이 또 다른 주가 상승의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출처:AP/뉴시스) |
앞으로 수개월 이내에 연준이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축소하더라도 제로금리를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고용과 강세장 사이의 역학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2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5년간 이어진 상승 랠리 속에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이 14조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자리는 2008년 대비 무려 150만개 부족한 실정이다.
대다수의 주요 기업들이 고용을 회피한 데 따라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률은 내년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예측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 이익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인건비 절감과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 따라 상장 기업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지난 57개월간 S&P500 지수가 167% 상승했지만 낙관론자 뿐 아니라 비관론자까지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홀랜드의 마이클 홀랜드 대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지표에 중점을 두는 한 주가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닛 옐런 연준 차기 의장은 실업률이 지나치게 높고, 고용과 경제 전반이 성장 잠재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경제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이익에서 차지하는 임금 및 보너스 비율은 2분기 기준 3.2로 1966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1947~2008년 평균치인 4.5에 비해 상당폭 떨어진 수치다.
매출액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이익률 상승으로 인해 S&P500 기업의 이익이 2009년 이후 두 배 급증했다.
이 같은 상황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가들은 내년 기업 매출이 4.1%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이익은 1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용 부진이 주가에 반사이익을 주는 상황이 영속될 수는 없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존 캐리 펀드매니저는 “장기적으로는 고용 한파가 주가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고용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소비자 및 기업 신뢰가 살아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악사의 매튜 로이 펀드매니저는 “기업 이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는 곧 연준이 고용을 회복시키는 데 실패할 것이라는 의미”라며 “현재 높은 이익률은 내년 기업 이익에 위협 요인이며, 따라서 주가의 잠재 리스크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