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달 16일에 걸친 연방정부 폐쇄에도 고용지표가 예상밖 호조를 이루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하고 있다.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출처:뉴시스) |
소위 ‘셧다운’으로 일시 해고됐던 연방정부 부처 근로자들이 다시 일자리로 복귀한 데 따라 11월 고용지표는 더욱 뚜렷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가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20만4000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2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8월과 9월 수치도 각각 6만건씩 상향 조정됐다.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고용지표가 발표되자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즉각 국채 ‘팔자’에 잰걸음을 했다. 이 때문에 최근 2.5% 내외로 떨어졌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7% 선으로 껑충 뛰었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라보냐 이코노미스트는 “3개월 평균 신규 고용이 다시 20만명 선으로 늘어났다”며 “이 때문에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이 높아졌고, 호재가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JP 모간 역시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QE 축소 시기가 투자자들의 예상 시점인 내년 3월보다 앞당겨질 여지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연준이 당장 내달 테이퍼링에 나서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년 1월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용지표의 회복이 지속될 경우 테이퍼링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이 재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시로우 파이낸셜의 다이앤 웡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지표는 금융시장에 명백한 악재”라며 “고용의 질적 저하가 이번 보고서에서도 확인됐지만 이와 무관하게 연준 정책자들은 QE 축소 문제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연준이 제로금리의 장기화를 전면에 내세워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한편 자산 매입을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러 타박의 앤드류 윌킨슨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고용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데 무엇보다 3개월 평균 신규 고용 지표를 주시했고, 마침내 3개월 평균이 20만건을 넘어섰다”며 “연준 내부에서 테이퍼링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국채시장이 급락하자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의 데니스 록하트 총재는 일정 기간 연준의 공격적인 부양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