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비트코인이 전세계 금융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테마주가 형성되고 있다.
비트코인 메인보드를 만드는 업체의 한국총판, 그래픽카드 제작업체, 디지털 보안업체 등이 그들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제이씨현, 잘만테크, 바른전자, SGA, 매커스, 한일네트웍스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올랐다. 모두 비트코인 관련주로 언급됐기 때문이다.
제이씨현은 비트코인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조명받기 시작한 지난달 19일 이후 96.4%나 치솟았다. SGA 49.6%, 한일네트웍스 30.2%, 매커스 21.1%, 잘만테크 17.0% 등 단기 급등세다.
제이씨현은 손자회사인 디앤디컴이 비트코인 관련 메인보드 제작업체인 대만 에즈락의 한국 총판을 맡고 있다. 애즈락의 메인보드는 비트코인 채굴에 특화된 제품으로 알려졌다.
잘만테크는 주력 제품인 고성능 AMD 그래픽카드 매출 확대 가능성에, 바른전자는 비트코인 채굴 시 필요한 USB에 채굴 프로그램을 탑재해 판매할 것이라는 소식에 테마주로 합류했다. SGA와 한일네트웍스는 모두 디지털 보안 업체로 비트코인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보안 문제와 관련 있다.
SK컴즈는 대주주인 SK플래닛이 비트코인 구매 사이트인 코빗에 투자하고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편입됐다.
비트코인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테마주를 양산하는 셈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실제 비트코인이 대중화된다면 관련 산업도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열린 시선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메인보드 관련주로 정원엔시스와 이트론, 전자지갑 관련 업체 에이텍과 갤럭시아컴즈, 인증솔루션 업체 이루온 그리고 보안주인 라온시큐어, 대신정보통신, 소프트포럼, 비츠로시스 등도 넓게 볼 때 비트코인과 관련지을 수 있다.
다만, 아직 사업이나 실적 등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트코인에 앞서 전기차와 3D프린터 테마주들도 단기간 급등에 이어 급락하면서 피해자를 양산했기 때문이다.
엄준호 키움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아직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상승 또는 하락 어느 쪽으로든 가능성은 열려 있겠지만, 주류(Main Stream)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Bit Coin)이란 디지털 단위인 비트(Bit)와 돈을 뜻하는 코인(Coin)의 합성어로 전 세계 어디에서든, 누구에게라도 즉시 지불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정체 불명의 프로그래머에 의해 개발된 비트코인은 그동안 외면 당해 오다 지난달 19일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그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면서 시장에서 회자되기 시작했다.
이후 2100만 비트로 제한된 발행량으로 인한 희소성과 익명성, 거래 편의성, 저렴한 수수료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비트코인을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