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5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입장을 처음 밝혔을 때 이머징마켓에서 유동성이 대규모로 이탈, 금융시장에 커다란 혼란이 발생했다.
금융시장의 안정을 해쳤다는 비난이 버냉키 의장을 향해 쏟아졌지만 실상 이는 이머징마켓에 순기능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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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 ‘쇼크’로 인해 일부 비현실적으로 고평가됐던 신흥국 통화가 평가절하됐고, 이는 궁극적으로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얘기다.
특히 브라질과 터키, 인도네시아, 인도 등 주요 신흥국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나서는 계기를 제시했고, 통화 평가절하에 따라 왜곡됐던 경상수지가 개선됐다는 것이 피터슨의 주장이다.
경상수지 불균형은 지역 경제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적인 문제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5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예기치 않은 과실을 맺었다는 얘기다.
통화 가치 하락은 상품 가격을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는 무역수지를 개선해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피터슨은 터키 리라화의 경우 테이퍼링 경계감에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18% 고평가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피터슨의 윌리엄 클리네 이코노미스트는 “5월 버냉키 의장의 돌발 발언이 터키와 인도, 인도네시아 등 고평가된 통화 가치를 떨어뜨린 한편 대만과 스웨덴, 일본 등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 저평가를 일정 부분 해소해 중기 경상수지 흑자를 완화시켰다”고 말했다.
테이퍼링 쇼크는 이머징마켓의 경상수지 균형 뿐 아니라 독일의 수출 의존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피터슨은 주장했다.
유로존 회원국인 독일은 독자적인 통화를 보유하지 않았고, 때문에 통화 가치를 평가절하 할 수 없다. 하지만 거시경제 정책으로 통화 평가절하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