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김연순 노희준 기자]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5명 중 서진원 신한은행장과 이재우 신한카드 부회장이 고사했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후보군은 한동우 현 회장,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전 부회장, 홍성균 신한카드 전 부회장 등 3명으로 압축됐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회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김기영, 이하 '회추위')는 대표이사 회장후보 면접자가 3명으로 확정됐다고 6일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한동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가운데 사실상 이동걸 전 부회장과의 '2파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
◆ '한동우 연임' 청신호?…이동걸 "관리부재" 지적 출사표
<한동우(왼쪽) 신한지주 회장과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전 부회장> |
한 회장은 현직 프리미엄에다 타 지주사 대비 안정적인 영업실적, 신한사태 이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고객계좌 불법 조회 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이 특별검사와 신한생명의 방카슈랑스 리베이트 제공 문제로 신한생명과 신한은행의 징계가 예고돼 있는 점 등은 부담이다. 한 회장과 경쟁구도가 짜여진 이동걸 전 부회장도 출사표에서 이러한 점을 부각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6일 후보자 3명이 확정된 직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지난 3년 간 과도기 어려웠던 시기에 한동우 현 회장이 애를 많이 써서 3년동안 고생을 많이 했지만, 최근에 굉장히 안타깝게도 이런저런 사건, 사고가 많다"며 "안타깝게도 총제적인 관리부재가 아닐까 염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국정감사 때 지적된 신한은행의 정관계 주요인사 고객정보 불법조회 의혹, 과다 수취한 예적금 담보 대출이자 환급액 감독원 허위보고, 신한생명의 방카슈랑스 리베이트 영업 문제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회장은 "과도기의 안정을 위해 애썼던 리더십에서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으로 가야 할 때"라며 "미래지향적 리더십으로 변화를 통해서 혁신을 이루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3명의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 면접을 앞두고 있는 홍성균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솔직하고 정직하게 정도경영을 하는 것이고, 직원들이 스스로 일하고 싶어하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옆에서 서포트 해주는 것이 리더의 본문"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홍 전 부회장은 "떠난 지 오래된 곳에 돌아가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이번 주말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부회장을 두고는 의지나 적극적인 면에서 다소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명의 후보자가 확정된 이후 한동우 전 회장에게도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 서진원 행장·이재우 부회장 고사 '예정된 수순'
한편 금융권에선 서진원 행장과 이재우 부회장이 고사한 것과 관련해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높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부회장 겸 고문) 현직에 몸담고 있는 상황에서 한 회장과 (회장 후보로) 경쟁하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진원 행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면접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오늘 오전 회추위원장에 전달했다"면서 "현직에 있고 은행업무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업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고사 입장을 전했다.
서 행장은 이어 "(한동우) 회장과 함께 쭉 호흡도 맞쳐왔고 조직이 지금보다 더 나은 길로 가려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은행장으로 조직이 (앞으로) 나가는데 좀 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재우 부회장도 통화에서 "(후보군 중에) 좋은 분들이 많다"면서 "회추위원들한테 아침에 (고사하겠다는) 입장 표명을 했다"고 전했다.
회추위 사무국에서는 이날 3명읠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 시간, 장소 등 세부 내용을 통보했다. 면접은 평판조회 결과를 바탕으로 1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선정된 최종 후보를 12일에 열릴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이후 추천된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노희준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