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미세먼지를 동반한 중국 스모그 발생이 장기화하고 지역도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청정 공기와 관련한 '클린 산업'이 신종 유망 산업으로 부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산업계에서는 공기 정화기 산업 신규 진출 및 사업확장 붐이 일어나고 증시에서는 관련 업종이 '스모그 테마주' 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면 화학 전력 등 오염배출이 심한 산업은 지역에 따라 공장 가동 잠정 중단 조치 등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심각한 스모그가 지속되면서 공기정화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중국 베이징 TV방송 보도내용.[출처=바이두(百度)] |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은 최근 중국에서 비교적 살기좋은 도시로 꼽히는 항저우(杭州)와 난징(南京) 등 도시에서도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하는 등 대기오염으로 인해 공기정화기와 황사 마스크가 인터넷상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중국증권망은 중장기적으로 스모그 현상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기정화기를 비롯한 실내 환경 산업이 발전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역에서 스모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공기정화기가 일반 가전제품처럼 가정 필수용품이 될 것"이라며 "3년내 5000만대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 대당 3000위안으로 추산하면 1500억 위안(약 26조원)의 시장 규모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동흥(東興)증권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가정의 공기정화기 보유율이 1%도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재 중국에서는 공기정화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 지역에서 매진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발전 초기단계라 상품 가격 책정이 불투명한 탓에 가격 거품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7000위안(약 121만원)짜리 고급 공기정화기 한 대의 원가는 사실 2000위안(약 35만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액정표시장치(LCD) TV, 에어컨 압축기 등과 달리 공기정화기의 기술 문턱이 낮아, 중국 국내 업체는 물론 해외 브랜드까지 너도나도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우량기업과 불량기업이 혼재해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중이캉(中怡康)에 따르면 현재 중국 공기정화기 시장에서 외자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3에 달한다. 이 중 필립스와 파나소닉의 매출 점유율이 33.4%, 28.5%에 달해 중국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 업계 전문가는 "중국 공기정화기 시장은 고속 성장단계에 있어 대체로 수익이 높다"며 "공기정화기의 마진율은 최소 100%에 이른다"고 말했다.
연일 지속되는 스모그로 미세먼지 마스크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 따르면 지난 1~6일 타오바오에서 거래된 미세먼지 마스크는 76만개로 전월 동기대비 52.3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공기정화기 판매량도 74.1% 급증한 14만대로 집계됐다.
이밖에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 매체는 환경부 데이터를 인용, 최근 중국내 20여개성 104개 도시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중국 국토의 절반이 스모그에 뒤덮힌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 각지에서는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공장 운영을 잠정 중단하는가 하면 휴교령을 내리는 등 '대기오염 응급 예방책'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장쑤(江蘇), 안후이(安徽), 상하이(上海) 등 남부지역에 발생한 스모그의 주범이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지목되면서 상당수 지역의 중공업 기업에 생산 중단 및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일례로 난징(南京)시는 지난 5일부터 시 관할의 22개 중점 화학공업, 전력 업체에 대해 생산 잠정 중단이나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난징대학 류훙녠(劉紅年) 교수 등 전문가들은 "경제 안정 성장을 보장하는 전제에서 경제 구조전환과 에너지 구조 조정을 단행해야 한다"며 "에너지 소모가 많고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업종을 퇴출 시기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스모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9일부터 북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오면서 남부지역의 스모그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