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헤지펀드를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의 금 ‘팔자’가 뚜렷한 가운데 이는 실상 급등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7년 6월부터 2008년 3월 사이 금값이 50% 치솟았던 당시와 흡사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출처:뉴시스) |
9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한 주간 금 숏베팅은 4557계약 증가한 7만9631건으로 집계됐고, 롱 포지션은 10만6405건으로 줄어들었다.
선물옵션 시장에서 금의 순매수 포지션이 16% 감소한 2만6774건을 기록했다는 얘기다. 이는 2007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헤지펀드의 금 상승 베팅이 2007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상황이다.
UBS와 골드만 삭스 등 월가의 투자은행(IB)은 내년 금값에 대해 일제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오히려 금 선물의 랠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TJM 인스티튜셔널 서비스의 짐 로리오 애널리스트는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며 “매크로 경제나 수급 측면의 펀더멘털이 우호적인데도 투자자들이 매도 일색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랠리를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7월 이후 불과 9개월 사이 금 선물이 50% 뛰기 이전에도 비관적인 전망과 하락 베팅이 급증했다는 얘기다.
연초 이후 금 선물의 지속적인 하락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유동성 공급이 줄어드는 한편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팔자’에 불을 당겼다.
하지만 자산운용 업계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금 매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메리트가 발생했다는 판단이다.
행동주의 매크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마크 다우는 “리스크-보상 측면에서 금 매수에 나서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며 “금이나 금광 관련 종목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중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여지가 높아진 사실을 금 선물 트레이딩에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