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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자체 개혁안 발표…與 "만족" vs 野 "대단히 미흡"

기사등록 : 2013-12-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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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입 금지만" vs "국정원 국내 파트 축소·대북 해외 확대"

▲국정원 개혁특위 김재원 새누리당 간사(사진 오른쪽), 문병호 민주당 간사(왼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받은 자체개혁안 내용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핌=고종민 기자] 국가정보원이 12일 자체개혁안을 들고 나왔지만 여야 모두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은 쥐꼬리 개혁안으로 규정하고 향후 국정원 개혁특별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대대적인 가위질을 할 것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원 셀프 개혁안…국회·정당·언론만 상시 출입 폐지

남재준 국정원장은 이날 국정원 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정당·언론사 상시 출입 폐지'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자체적으로 내놓은 계획안을 보고했다.

국정원은 정치개입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정당·언론사 등에 배치한 정보 요원(IO·Intelligence Officer)을 철수시키고 상시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의 개혁안을 마련했다.  정부기관에 대한 IO 제도는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

전 직원 정치개입금지 서약을 제도화하고 퇴직 후 3년 내 정당 가입 및 활동도 금지했다. 또 부당명령 심사청구센터 및 적법성 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키로 했다

사실상 직원들이 정치개입 지시를 거부할 권리를 갖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 국정원 개혁특위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과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마치고 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부당명령 심사청구센터는 자의적 판단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보좌관실 내 '적법성 심사위원회'에 법률위반 여부에 대한 심사를 의뢰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적법성 심사위는 심사청구센터로부터 청구된 내용에 대해 국정원법 및 국정원 직원법 위반여부를 심사한다"고 말했다.

심사위는 독립성을 보장한 법률보좌관실 외부파견 검사 2명이 주도한다.

아울러 변호사 출신 인력을 대폭 확충해 업무 수행시 법률적 검토를 선행할 수 있는 준법통제처도 운영키로 했다. 준법통제처는 문제 소지가 있거나 민감한 현안의 경우 각 부서에 의무적으로 법률 조언 및 자문을 하는 역할을 한다.

대선 개입 댓글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방어심리전은 구체적인 대상을 명시키로 했다. 소재 대상은 북한지령·북한체제 선전선동, 대한민국 정체성·역사적 전통성 부정, 반헌법적 북한 주장 동조 등이다. 방어심리전에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언급하는 행위는 금지했다.

나아가 심리전의 시행 실태 확인·감독을 위한 심리전 심의위원회도 설치해 운영하는 안을 포함했다.

다만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민주당 등 야당에서 요구하는 대공수사권 폐지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일단 야당이 대공수사권 타 기관 이전에 관한 내용을 논의 후순위로 두면서 폐지 문제는 추후에 논의될 전망이다.

◆ 국정원 셀프 개혁안 넘어 여야 시각차 확인

일단 회의에 앞서 새누리당은 개혁의 초점을 정치 관여의 소지를 없애는 것으로 잡았다. 당초 합의문에 기재한 ▲정보위원회를 통한 국정원에 대한 예산통제권 ▲공무원의 정치관여 행위 처벌 강화 ▲공무원의 부당한 정치관여 행위에 대한 직무집행 거부권 보장 ▲정보기관의 불법 감청 처벌 강화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출입 통제 등으로 국정원 개혁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김재원 의원은 이날 오전 국정원 개혁 특위 여야 공동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체 시스템 개혁을 통해 방첩 기관 활동을 혁신하려는 노력과 고민이 있었다"며 "야당과 협의해 미흡한 점이 있으면 보완하는 수준에서 국정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개혁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국내파트 축소와 대북·해외 파트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국정원의 국내 활동은 대공·대정부정보·간첩·대테러·국제범죄 등 5가지 항목에 국한됐지만 그동안 국내 정치·경제·언론·사회 동향까지도 불법 수집해 왔다. 이에 국내 파트가 비대화됐고, 법에 근거한 5가지 항목으로 구조적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국정원 IO 제도가 국회·언론 등 여러 기관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폐지를 요구해왔다. 아울러 안보와 간첩 직무는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문병호 의원은 "(국정원 자체 개혁안은) 대단히 미흡하다"며 "법률 개정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일부 제도 운영에만 초점을 뒀다"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특위서 입법 절차를 통해 철저하고 확실하게 정치개입 행위를 차단할 것"이라며 "IO제도는 전면 폐지하고 대북·해외파트로 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북심리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 대상이었다.

그는 "대북심리전단도 국정원법상 정보의 장성 및 배포 권한만 있지 수행 권한은 없다"며 "국정원의 방어심리전 자체가 불법이고, 법리상 문화체육관광부나 정부 내 사이버전담 부서를 만들어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예산통제권 강화도 향후 논의 대상으로 보인다. 이날 국정원이 예산통제권 강화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음에 따라 민주당은 재차 국정원 예산안 심사 방식에 손질을 가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문 의원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전면적인 국정원 예산안 공개가 아니라 국회 정보위원회 국한된 법 범위에서 예산을 철저하게 보고하라는 것"이라며 "국정원의 정보역량과 공작 내용을 노출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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