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결국 테이퍼링 실시를 결정했다. 내년 1월부터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를 월간 기준 100억달러 줄인 750억달러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워싱턴에서 기자회견 중인 벤 버냉키 연준(FRB) 의장, 출처: AP/뉴시스] |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양적완화의 완전 중단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버냉키 의장은 연준의 양적완화가 2013년말에 축소를 시작해 2014년 중순에 완전히 종료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소규모 축소, 저금리 유지 '긍정적'…불확실성 해소
다수의 전문가들은 연준의 결정으로 그간 지속돼왔던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로 인해 그간 투자를 망설이며 관망세를 보이던 투자자들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슨 앤 코의 프레드 딕슨 선임 투자전략가는 "연준이 대체 언제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린 채 새해를 맞게 됐다"며 "시장은 이번 발표를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번에 발표된 양적완화 축소 규모는 테이퍼링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적은 규모"라고 강조했다.
록웰증권의 웨인 카우프만 이코노미스트도 "자산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 줄인 것은 양적완화가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시장에 각인시켜주는 좋은 신호"라며 "투자자들은 오히려 연준이 자산매입을 축소하면서 안도감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지난 9월에 테이퍼링 착수를 기대했었다"며 "금융 시장이 반등한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했지만, 연준은 여전히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시장에 우호적 상황은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머크 인베스트먼트 알렉스 머크 회장은 "이번 결정을 테이퍼링으로 부를 수도 있겠지만 연준은 여전히 종료시점은 내놓지 않았다"며 "진짜 테이퍼링은 연준이 (양적완화) 종결 시점을 내놓는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준은 여전히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관대한 인상을 남겼다"며 "이것이 얼마나 매파적인 결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 양적완화 완전중단 가능성은 유의해야
국내 전문가들 역시 연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년 양적완화의 중단 가능성 등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 김재홍 매크로 투자전략가는 "그 동안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공했던 테이퍼링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일차적으로 제거됐으며, 자산매입 축소규모도 시장의 예상치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이는 당분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출구전략에 대한 시장의 진정한 내성 확인을 위해서는 매파 성향의 FOMC 위원이 등장하는 3월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른 반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 미국의 실업률이 7%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연준이 내년 실업률 전망치를 6.3%로, 2015년에는 5.8%로 하락할 것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이후 매파 성향 위원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만 채권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 6월에 버냉키 의장이 제시한 로드맵에 (연준의 정책이) 맞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FOMC에서는 양적완화 축소 속도조절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