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주식시장이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른 것과 달리 외환시장에서는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외환 트레이딩의 주요 전략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캐리 트레이드가 예전과 같은 수익률을 창출하지 못했고, 투자자들이 특정 통화와 관련해 예상한 모멘텀이 엇나갔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내년 외환시장 역시 난기류를 연출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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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외환 관련 펀드의 자산 규모가 2008년 350억달러에서 올해 60억달러로 급감했다.
전통적인 트레이딩 기법으로 접근했다가 난관에 부딪힌 투자자들이 비일비재하다. 선진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린 데 따라 캐리 트레이드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특정 통화의 모멘텀에 관한 투자자들의 예측도 크게 빗나갔다. 연초 이후 투자자들은 유로화 하락 위험을 이구동성 외쳤지만 실상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점쳤던 트레이더들 역시 달러화 하락에 근거한 캐리 트레이드 및 모멘텀 투자에서 쓴맛을 봤다.
런던의 한 매크로 헤지펀드의 매니저는 “전통적인 외환 트레이딩 기법이 기대했던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했다”며 “내년에도 상황은 크게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업체 중 하나인 브레번 호워드는 최근 외환 관련 펀드를 폐쇄했다. 지난해 2.3%의 손실을 낸 이 펀드는 올 들어서도 지난 10월말까지 6.4%의 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외환시장 사이클에서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는 오르투스 펀드 역시 올해 15.6%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도 이 펀드는 17.3%의 손실을 기록했다.
런던의 캠브리지 스트래티지 역시 외환 펀드에서 연초 이후 11월22일까지 10.8%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C뷰의 폴 차펠 최고투자책임자는 “주요 통화가 기대했던 수익률을 창출하지 못했다”며 “선진국보다 일부 이머징마켓 통화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전했다.
한편 대다수의 헤지펀드가 외환 관련 포지션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각 펀드의 외환시장 투자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