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미국이 결국 테이퍼링(Tapering,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면서 향후 증시 흐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테이퍼링 불확실성 해소'가 이슈로 부각되겠지만, 결국엔 경기 흐름에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IT와 조선, 금융 등 경기민감주가 2014년 청마(靑馬)의 해 주식시장에서 달려갈 업종으로 꼽힌다.
지난 18일 미국 연준(Fed)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현행 월간 85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7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연준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하는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강조함으로써 시장의 충격은 완화됐다.
미국 테이퍼링 실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충격은 완화되면서 글로벌 증시는 호재를 맞았다. 무엇보다 미국의 테이퍼링 실시가 경기 회복 시그널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영국, 일본 등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상승했다. 국내 증시 또한 테이퍼링 실시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가 1.37%, 코스닥이 1.12% 올랐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의 예상 밖 테이퍼링 발표에도 불구 미국 증시는 불확실성 해소와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춰 급반등에 성공했다"며 "오히려 연준이 앞으로도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임을 암시해 투자심리는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곧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왔던 테이퍼링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과 다름 아니다.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테이퍼링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경기에 대한 기대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코스피 상승을 가로막았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기에 대한 기대를 다시 사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향후 유망업종으로는 자연스레 경기민감업종이 거론된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중장기 경기 회복을 염두에 두고 핵심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해 나가고, 더불어 단기 트레이딩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조선과 자동차 업종을 추천했다.
김 부장은 "지난 7~9월의 리스크 온(Risk on)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데, 리스크 온 상황의 승자는 소재, 산업재, 금융 등 경기민감 섹터였다"며 "이번에도 주도 업종은 경기민감센터 특히 은행, 조선, 화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업종 측면에서 글로벌 경기 환경을 고려할 때, 경기민감업종에 주목한다"면서 "특히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 대비 견조한 소프트웨어, 반도체, 조선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대체로 경기민감주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한편으론 경기방어주가 주도 업종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로 엔화 약세(円低)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테이퍼링 시행과 더불어 엔/달러의 상대적인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업종보다는 내수 업종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 개선폭이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세계와 현대홈쇼핑, 롯데쇼핑 등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홍순표 BS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엔화 약세 리스크가 코스피에 부담이 될 경우에는 전기통신서비스와 건강관리, 유틸리티 그리고 미디어 등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경기민감주 중에서는 반도체, 전기전자, 디스플레이 등 일본보다 기술경쟁력 우위에 있는 IT섹터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