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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방지법안', 슬그머니 사라지나

기사등록 : 2013-12-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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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보호법 논의 안돼…여야정 모두 방치

▲ 2013년 11월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21명의 증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 손영철 사장이 발언대에 나와 민주당 이학영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손 사장은 당시 본사·대리점 간의 미흡한 부분을 시정조치하고 상생발전을 담은 이행 협약서를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핌=고종민 기자] 올 한해 핫이슈 중 하나였던 甲의 횡포를 막기 위한 법안 일명 '남앙유업 사태를 막기 위한 법안(방지책)'이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하고 슬그머니 사라질 위기다.

정부와 여권의 반대가 심한 데다 '갑의 횡포'에 철퇴를 부르짖던 여론의 관심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부분의 '을' 지키기 법안이 여야 상임위원들의 협상테이블에서도 뒷전으로 밀렸다.
                                      
◆갑 횡포 방지법 방치하는 '여·야·정'

26일 국회에 따르면 관련법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일명 '남양유업 사태 방지법'인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대리점 보호법)을 회의 테이블에 조차 올리지 않았다.

대리점보호법은 공정거래법상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한다. 또 물량 밀어내기를 강제할 경우 손해의 최대 3배를 보상토록 하는 등 가맹사업주·하도급업체·대규모 유통업 협력사들을 보호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은 갑의 횡포 척결 신드롬에 힘입어 상정됐으나 실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법안 발의가 지난 6월경에 이뤄졌으나 6개월여 동안 국회 내서 잠만 자고 있었다.

재계가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모범거래기준 제정안을 제시하면서 입법안에 반대한 것도 이렇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공정위는 지난달 제2의 남양유업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유제품 업체 및 대리점간 바람직한 거래기준'을 발표했다.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6월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서 입법과 관련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바 있다. 하지만 현재 활동은 잠잠하다. 민주당은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바람을 일으키려 했으나 다른 쟁점 법안 처리에 밀려, 여당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지 못했다.

특히 정무위가 이달 임시국회서 수차례 걸쳐 대리점 보호법을 안건으로 올렸지만 여야 논의는 없었다.

◆여야 경제 민주화로 갑을관계 청산한다고 해놓고선…

지난 총선, 대선을 비롯 올해 국정감사의 핵심 이슈는 ▲경제민주화와 갑을 관계 문제 ▲재벌·대기업의 불공정 횡포 ▲중소상공인 및 '을'들의 생존의 문제였다.

정무위·산업위·환노위·미창위·국토위·기재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는 이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다수의 재벌 총수와 고위 임원들은 국정감사장에서 갑을 불공정 횡포를 근절하고 을과 상생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다만 약속은 국정감사까지 였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남양유업·한국GM·배상면주가·CJ대한통운·CJ제일제당·현대제철·태광티브로드·미니스톱 등 14개 업체가 대리점주와 합의에 나섰다. 하지만 제2의 남양유업 사태로 불리며 이슈가 됐던 아모레퍼시픽과 국순당은 최근 피해 대리점과의 교섭을 파기했다. 아울러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유통재벌들은 공식적으로 도매업 침탈을 선언하고 나섰다.

국회도 '갑' 횡포 기업에 화답하고 있다. 대리점보호법 제정·공정거래법 개정·상품공급점 규제법·중소기업적합업종특별법 등 중요 경제민주화 입법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과도한 기업 규제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탓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대리점보호법 등 대략 100여개에 달하는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신규 순환 출자 금지 법률(정무위 소위 통과)과 궁박한 채무자 지원 관련 공정채권추심법(법사위 소위 통과) 정도를 제외하면 경제민주화·민생 살리기 주요 법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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