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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시급한 경제구조 대전환] ① 왜 필요한가

기사등록 : 2014-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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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경제, 체질개선 병행해야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갑오년은 120년전 조선 정부가 근대화를 위한 '갑오경장' 개혁을 시작한 해다. 경장(更張)은 거문고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을 때 낡은 줄을 풀어서 새 줄로 바꿔 소리가 제대로 나게 한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도 갑오경장과 같은 새로운 개혁을 추진해야할 상황에 직면해있다. 저성장 저금리 저환율 저물가와 고령화 등 소위 '4저1고 시대'가 도래했다. 10대 수출품목이 20여년째 똑같고, 50년간 주요 산업구조가 바뀌지 않았다.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늙어가는 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매킨지는 지난해 '제2차 한국보고서-신(新)성장 공식'에서 "지금 한국경제는 뜨거워지는 물속에 개구리 같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전통적인 효자 산업을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 육성해야하는 과제가 있는 셈이다.

뉴스핌은 '2014 신년기획으로 [시급한 경제구조 대전환 - 위기의 한국경제를 살리려면]을 준비했다. 경제구조 대전환이 왜 필요한가로부터 산업, 금융, 부동산 등 각 부문이 바뀌어야할 방향, 풀어야할 숙제를 조목조목 짚어보려한다. <편집자 주>

[뉴스핌=문형민 기자] # 지난 2013년 한국경제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경제성장률이 2.9%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간 평균 성장률을 웃돌았다. 물가상승률은 연 1.3%에 그쳤다. 지난 1999년 전년대비 0.8% 상승한 이래 14년만에 최저치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11월까지 643억 달러에 달했다. 연간 사상 최대 규모 흑자다. 경제에서 중요하다는 성장과 물가, 국제수지 3가지가 모두 괜찮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주변에서 경제가 좋아졌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없다. 몇명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자영업자든 급여생활자든 모두 힘들다는 소리 뿐이다. 그렇다면 체감경기와 경제지표간 괴리가 왜 이렇게 심한 것일까?

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 있고, 가계 저축률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있다. 실질임금과 가계소득이 정체돼 있어 민간소비가 살아나기 어렵게 돼 있다. 소비가 부진하니 공급을 늘릴 수 없고, 투자 부진도 지속되는 악순환의 함정에 빠졌다.
 
# 우리나라의 10대 수출 품목은 10위권에 오른 지 평균 23년이나 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선박해양구조물, 철강판이 1977년 10대 수출품목에 포함된 후 3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석유제품은 28년째, 자동차 및 컴퓨터 26년째, 합성수지 17년째다.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고착화된 채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주요 산업구조가 바뀌지 않은 채 활력을 잃어가는 것으로 귀착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연령별 취업구조도 변해 40세 미만 취업자 비중은 하락하고, 40세 이상은 상승했다. 2011년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 연령은 43.8세로 10년전 40.7세에 비해 3.1세 높아졌다. 베이비품 세대(1946~65년생) 퇴직이 진행되고 있어 노동력 공백과 피부양자 수 급증이 목전에 있다.  

# "한국은 지속 성장형에서 저성장 성숙사회로 진입하는 변곡점에 있다"고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14 한국경제 대예측'에서 진단했다. 노무라는 "한국 경제는 향후 가계부채 문제를 계기로 내수 침체에 대응해야 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또 "해외 경제의 급속한 악화로 인해 한국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수출 환경이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는 경우"를 현재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라고 제시했다. 2008년 리먼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만큼 버틸 체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해 5월 매킨지는 '제2차 한국보고서-신(新)성장 공식'에서 "지금 한국경제는 뜨거워지는 물속에 개구리 같다"며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는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산층의 가계 부채부담과 고용 없는 성장, 저출산, 고령화 등을 거론하면서 서비스 산업 규제 완화와 일자리 나누기 등의 해법을 제안했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위기를 지적하는 담론이 쏟아지고 있다. 저성장 기조 속에 정책·투자 결정은 느려지고(Slow), 산업·근로자들은 늙어가며(Old), 일본 중국에 끼어(Sandwiched) 활로를 찾지 못한다는 'SOS'로부터 일본식 장기 디플레이션 가능성 경고까지.

정부와 정치권 또한 이같은 지적에 공감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014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는 내수활력을 위한 경기부양책 이외에 중장기 성장과 경제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과제로 담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말 전경련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이 단기간의 과제라면 장기적으로는 경제의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그동안 추격형 경제에서 벗어나서 선도형 창조경제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공공부문 개혁, 경제민주화, 통상환경 변화 대응, 창조경제 활성화 등을 체질개선을 위한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201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수활력을 위한 경기부양책 이외에 중장기 성장과 경제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과제로 담았다

전문가들도 단기적인 통화, 재정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구조를 바꾸는 노력을 5년 내지 10년간 꾸준히 추진해야한다고 말한다. 실질임금 정체를 개선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분 아니라 대기업의 정규직 고용을 늘리도록 유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윤 격차, 임금 격차를 줄여나가도록 임금체계를 개편해야한다. 중소기업들의 구조조정도 촉진해 생산성을 높여야한다. 이를 위해 시장 생태계와 금융부문의 변화도 이뤄져야한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월급쟁이 전문경영인들은 과감한 투자나 신성장 동력을 찾기보다 안전위주 수익성만 좇는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기업가의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 의욕이 있어야만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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