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부문의 혁신을 강조하는 가운데, 정책금융권의 관심은 온통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파격적인 '인사혁신'을 감행할 것인지에 쏠려있다.
류희경 부행장(왼쪽)과 김윤태 부행장 |
김한철 수석부행장이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내정되면서 후임자 선정에서 홍 회장이 혁신경영의 면모를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산은은 인력구조상 금융가에서 불고 있는 '여풍'에 합류할 수도 없는데다가 정책금융통합이라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어 이같은 기회는 다시 없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기택 회장은 수석부행장을 포함한 부행장을 다음주에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주에 부행장 선임안을 가지고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석부행장의 경우 산은 직원으로서는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자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금융권의 관심거리다.
산은 내부에서는 김윤태 부행장과 류희경 부행장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하지만 정책금융권에서는 산은 내부와 사뭇 다른 기대를 하는 분위기다. 기존 관행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산은이 혁신경영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고 또 정책금융의 맏형으로서 통합에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정부들어 금융권에서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져 소위 여풍이 불고 있지만 산은은 인력구조상 이에 합류할 수 없어 그간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다. 한은은 물론이고 수출입은행이나 IBK기업은행에 왠지 뒤쳐지는 느낌이 강했다.
또 정책금융재편과 관련해 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해야 하는 입장이다. 비록 400명과 3000명의 통합이지만 산은으로서는 수석부행장을 통합의 윤활유로 활용할 수도 있다.
산은 내부의 온도와는 전혀 다르게 심지어 외부인사 발탁도 가능하다는 것이 정책금융권의 기대다.
산은 관계자도 "외부인이 부행장으로 선임되는데는 법규나 내규상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장이 내부에서 발탁된 것이 혁신적이라면 산은에서는 수석부행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도 혁신적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인물 보다도 중소기업금융 전문가나 정책금융통합을 잘 이끌 수 있는 산은출신 외부인 정도로 이 범위가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다.
정책금융권 한 관계자는 "1대 7의 통합을 위해 1쪽 사람을 수석부행장으로 선임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기존의 산은 내부에서가 아니라 외부인사를 선임하는 것도 혁신과 통합을 앞두고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개혁을 포함한 경제혁신을 강조하는 것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경제혁신과 관련해 각 부처 장관들에게 "하루도 미루지 말고 제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라"라고 지시한 바 있다. 또 정부차원에서 다음달까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만간 이에 대한 홍 회장의 결정이 드러나겠지만, 혁신을 강조하는 올해 정부정책에 홍 회장이 혁신인사로 부응할지 여부에 미리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한편, 관행대로라면 산은의 수석부행장 후보군은 산은의 현 부행장들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현재 '2+1년' 임기를 모두 채운 김윤태 투자금융부문 부행장, 노융기 국제금융부문 부행장, 류희경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임경택 개인금융부문 부행장 등 4명이 대상이다.
물론 2년을 채운 성기영 기획관리부문 부행장도 후보에서 배제할 수 없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