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지난 2일 차관급인 공정거래위원회 정재찬 부위원장이 퇴임한 뒤 일주일 넘게 공석이 이어지면서 후임 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부위원장 후보로 내부인사로는 행정고시 25회 출신인 한철수 공정위 사무처장이, 외부인사로는 서석희 법무법인 충정변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위의 내부살림과 기업들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여부를 판단하는 전원회의 멤버인 부위원장은 통상 외부에서 위원장이 오면 내부인사가 승진하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차관급인 부위원장도 결국은 청와대의 의중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부위원장으로 유력한 한철수 공정위 사무처장과 서석희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
공직 사회가 그렇듯 이번 공정위 부위원장 인사와 관련해서도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우선 서석희 변호사가 현 정권의 실세와 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것이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서석희 변호사와 경남고,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지역안배론도 거론된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충남 서천 출신이다. 한철수 사무처장은 전북 정읍 출신이고 서석희 변호사는 경남이다. 위원장이 충청도 출신이라는 점에서 경상도 출신 부위원장이 와도 무난하다.
최근 공정위 간부들이 공정위가 설립 인가권을 갖고 있는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 인사에 관여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소비자들에게 다단계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문제는 유력한 부위원장 후보도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점이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외부에서는 부위원장 인사를 두고 경찰 조사설이 나왔다는 점에서 인사와 맞물려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형적인 공정위맨인 한철수 사무처장에 비해 외부인사인 서석희 변호사의 단점은 공정위에서 국장급으로 있다 로펌으로 옮겼다는 것. 공정위가 주로 상대하는 대기업을 변호했던 인물이 다시 공정위로 들어온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였던 한만수 이화여대 교수도 김앤장 등 로펌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위원장 자격으로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고 결국 중도탈락했다.
한철수 사무처장은 공정위 내에서 잘 알려진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경제기획원 종합기획과 총괄사무관 출신으로 탁월한 업무능력과 기획력을 겸비했으며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학구파다.
서석희 변호사와 같이 근무를 했던 공정위 관계자는 "서변호사는 부드러운 성품을 지니고 있어서 세게 밀어붙칠 때는 강하게 나가야 하는 공정위 업무와 잘 안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탈도 많고 말도 많은 공정위 부위원장 인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에 나서는 15일 전에는 이뤄질 것이라는 게 관가의 시각이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