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헤지펀드의 고수익 비결은 복잡한 시장대응 전략보다는 오를 수 있는 종목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 괄목할 만한 높은 실적을 기록한 헤지펀드들의 공통점은 정확한 종목들을 선정해서 과감하게 베팅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에 소재한 칠드런스투자펀드운용(CIFM)은 지난해 주가 상승이 유력한 일부 종목에 투자해 47%대 수익률을 챙기며 지난 2005년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79억달러(약 8조 3450억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주요 투자 종목은 에어버스그룹으로 지난해 주가는 89% 급등했다. 일본 담배와 프랑스 기계업체 샤프론 등에 대한 투자에서도 짭잘한 수익을 챙겼다.
미국 보스톤에 위치한 웨일록자산관리의 경우 넷플릭스와 링크드인, 판도라미디어 등에 투자해 53%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 회사는 6억7500만달러(약 7130억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지난 2006년 설립됐다.
이 펀드는 올해 해외 부문에 전체 자산의 40%를 투자할 예정이며, 주로 스마트폰 보급에 따라 모바일소프트웨어 개발사들에게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헤지펀드시장분석업체인 HFR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투자 전문 헤지펀드는 평균 15%의 수익을 거뒀으며, 헤지펀드 업계 평균은 9.3%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기간 동안에는 헤지펀드들이 시장평균을 넘어서는 고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알퍼 인스 팜코 파트너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시장을 적절히 따라가면서 때때로 큰 수익을 내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헤지펀드 브라만캐피탈의 경우 투자 배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전략을 추구하면서도 헬스케어 부문의 강세에 따라 27%대 수익을 거뒀다.
반면 경제 상황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매크로 펀드의 경우 지난해 0.3% 손실을 기록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1500억달러(약 158조원) 규모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경우 주축을 이루는 퓨어알파펀드와 얼웨더펀드가 연간 각각 5.3%, 3.9% 손실을 기록했다.
얼웨더펀드의 경우 주식과 채권, 상품 시장에 고르게 배분하는 전략을 취해 왔으나 지난해 5월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우려로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반면 주식 지분을 매집해 경영에 영향력을 미치는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경우 15%대의 짭잘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글렌뷰캐피탈과 트라이언펀드운용 등이 각각 43%, 4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글로벌 배분 전략을 추구하는 에버레스트캐피탈의 글로벌 펀드는 지난해 41%의 수익을 거뒀다.
이 펀드는 지난해 초 중국과 브라질 주식을 보유한 데 이어 미국과 일본으로 투자 중심을 옮겼는데 이후 일본 증시가 57%대 급등하면서 높은 수익을 거뒀다.
특히 최근에도 일본 부동산 시장과 미국 은행업종 등에 투자하면서 일부 유통업종 주식과 엔화 매도 포지션 등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헤지펀드의 투자는 때때로 리스크에 크게 취약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헤지펀드 퍼셉티브어드바이저스의 경우 바이오업종에 주로 투자하면서 고지혈증 치료제 개발업체인 에저리언 지분을 대량 보유, 지난해 10월까지 열달동안 55%의 평가익을 거뒀다. 하지만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가 에저리언의 불법 판매행위에 대해 경고하면서 주가는 15% 하락했다. 지난주부터는 미국 법무부의 조사가 진행중이다.
퍼셉티브 측은 지난해 기준 46% 차익을 올렸으며, 현재까지도 에저리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