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올해 헤지펀드업계가 증권시장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 데도 자금 유입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채권시장에 대한 불안감에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헤지펀드행이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 헤지펀드 운용자산 규모 변동 추이. [출처 : 프레킨, FT에서 재인용] |
11일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헤지펀드 업계에서 발생한 투자수익 및 자금유입 규모는 각각 지난 해보다 5%, 10~11%씩 늘어나 총 3600억 달러(약 380조 원)를 기록했다. 총 운용자산 규모는 작년 말보다 15.7%나 증가해 2조 7000억 달러(약 2850조 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헤지펀드가 거둔 수익률은 올해 고공행진을 보인 증시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48개국 주가지수를 포괄하는 FTSE 세계주가지수는 올해 17%나 상승했다. 미국 S&P500지수의 경우 27%나 급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헤지펀드에 자금이 크게 몰린 것은 엇갈린 전망과 기대치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 내 기업 가치평가 수준(밸류에이션)이 급등하고 채권시장 수익률은 향후 금리인상 우려에 위협을 받은 반면, 헤지펀드 수익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는 낮아졌다는 것이다.
더불어 헤지펀드들이 채권, 주식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작년 63%였던 기관투자자 비중은 올해 66%로 늘어나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헤지펀드를 주된 투자처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도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프레킨의 에이미 벤스테드 헤지펀드부문 수석은 "2008년 이전에는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를 부차적인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여겼다"며 "대형 헤지펀드들은 20% 이상 고수익을 자랑하기도 하며 규모가 작은 경우에도 수년 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는 펀드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업계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활발한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레킨이 펀드 매니저 및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응답자가 고액 투자자 및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으며 전체의 25%는 새로운 펀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